현충사 3건·세종대왕릉 2건 내걸리기도
전국의 문화재에 걸린 역대 대통령 글씨 현판은 모두 37곳 43건이며, 이 가운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글씨 현판이 28곳의 34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가 문화재청에 정보공개를 요구해 3일 입수한 ‘전직 대통령 필적 현판 현황’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은 최근 문제가 된 경복궁 광화문, 윤봉길 의사 충의사를 포함해 모두 28곳의 문화재에 자신의 글씨 현판 34건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는 아산 현충사 3건, 여주 세종대왕릉 2건처럼 한 곳에 2건 이상 현판을 건 곳도 있다. 이밖에 서울 세검정, 사육신묘, 경기 고양 행주산성, 강원 강릉 오죽헌, 이충무공 유적 4곳, 제주 항몽유적지 등에 박 전 대통령의 글씨가 걸려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강원 고성 청간정 등 3곳, 최규하 전 대통령은 충북 보은 고봉정사 등 2곳,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구시 동화사 등 2곳의 현판에 글씨를 썼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충북 괴산 정인지묘, 김대중 전 대통령은 경북 경주 김유신묘에만 현판 글씨를 썼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각 문화재의 성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상태에서 박 전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전국에 걸어놓은 현판들을 다 보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광화문·충의사 현판 문제를 계기로 28곳의 문화재에 걸린 박정희 글씨 현판의 교체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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