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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인오락실 업주들 “연타 기준 도대체 뭐냐”

등록 2006-08-31 17:46

경찰 마구잡이 단속에 업주와 충돌
“무조건 문닫아라” 요구도
전국적으로 불법 영업하는 성인오락실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선 경찰이 명확한 단속 기준도 제시하지 못한 채 단속을 벌이고 있다. 또 지역마다 단속 기준도 제각각이다. 이런 법보다 힘을 앞세운 이런 단속은 여론에 힘 입은 바 크지만, 법규나 통일된 명확한 지침에 의거하지 않은 단속·처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선 경찰관과 오락실 업주들은 통일적이고 명확한 단속 기준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경찰은 사행성 성인오락기 ‘바다이야기’와 ‘황금성’ 제조업자들이 구속기소된 직후인 24일부터 전국의 성인오락실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벌이기 시작했다. 경찰청은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의 오락기뿐만 아니라 “사행성을 높이는 예시·연타 기능을 갖춘 모든 성인오락기를 단속하라”는 지침을 전국 일선 경찰에 내려보낸 상태다.

하지만 일선 단속 현장에서는 몇 차례까지 최대점수가 터지는 것을 ‘연타’로 규정한다는 등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단속에 반발하는 업주들과 충돌을 빚고 있다.

부산의 한 일선경찰서 단속반원은 “두세번 연속으로 나오는 것을 연타라고 보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몇 번 이상이 연타라는 기준도 없다”며 “나같은 경우에는 현장에서 30만원 이상 잇따라 나올 때 연타로 보고있는데 이것도 단속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경기도 일선 경찰 간부는 “예시 뒤 당첨이 계속되는 오락기나 예시가 없는 기계나 모두 무조건 단속했다”며 “업주들이 먼저 겁을 먹고 문을 닫아서 다행이지 계속 영업을 했다면 골치가 아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업주들의 항의에 답변이 궁색해진 경찰이 성인오락실 업주들에게 무작정 문을 닫아달라고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산의 성인오락실 업주 김아무개(38)씨는 “우리 업소에는 검찰이 사행성 기계로 판정한 바다이야기, 황금성, 야마토를 사용하지 않는데도 경찰이 단속을 하려한다”며 “불법이 있으면 단속하면 될 것 아니냐고 따져도 경찰이 매일 찾아와서 ‘상황이 안 좋으니까 무조건 문을 닫으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성인오락기 제조업자 박아무개(43)씨는 “법에 입각한 통일적인 단속의 기준을 제시해야 따라갈 것 아니냐”며 “지금처럼 막무가내식으로 단속을 계속하면 결국 되려 모든 성인오락실을 음성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몇번을 잇따라 당첨시켜줄 것인지를 기계에 기억시켜두는 것이 연타인데, 기계를 압수해서 프로그램을 분석하지 않는 한 현장에서 이를 적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우연한 연속 당첨인지 아니면 기억된 연타인지 판별도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 법률이나 고시, 규정 등에도 한 번에 2만원 이상의 상품권 배출을 금지하는 것 말고는 연타 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나 정의가 없는 상황이다. 성인오락실 업주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의 한 지회장은 “지금은 업주들이 모두 여론에 위축돼 있지만, 법적 근거나 기준도 없이 이뤄지는 단속을 언제까지나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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