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성인 오락실을 운영한 혐의로 1일 밤 구속된 김민석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회장이 이날 오후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검찰 “선정 업체들 로비” 진술 확보…김민석 회장 구속
성인 오락기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1일 경품용 상품권 업체 선정 과정의 비리를 캐기 위해 경쟁에서 탈락한 업체를 포함한 60개 업체의 대표와 실무자 등을 한 차례씩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탈락 업체를 상대로 인증 및 지정에 성공한 업체들의 로비와 관련된 진술을 받아냈다.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탈락 업체까지 부른 건 상품권 사업권을 따낸 업체의 비리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대부분 ‘우리는 로비를 안했지만 다른 업체는 누구에게 돈을 줬을 것’이라는 내용이어서 보강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시 업체들의 구체적인 로비 행태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강릉의 오락실 업주 최아무개씨가 ‘바다이야기’ 제작·판매업체인 지코프라임과 에이원비즈 경영진 4명을 사기죄로 고소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 배당했다. 최씨는 고소장에서 “오락기 제조·판매업체가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심의받은 기계가 아닌 사행성이 높게 조작된 기계를 팔아 손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인규 차장은 “현재 기소된 ‘바다이야기’나 ‘황금성’ 제작·판매업자들은 정상적인 기계로 심의를 통과한 뒤 사행성을 높이는 메모리 연타 기능을 첨가해 오락실 업주들에게 공급했다”며 “이들이 기소된 뒤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해독된 소스코드 등 이미 많은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날 사행성 성인 오락실을 운영한 혐의(사행행위 처벌법 위반)로 김민석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회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김씨가 ‘황금성’ 오락기 제조업체 회장한테서 “오락기 심의 통과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황금성’ 오락기 200대를 받은 혐의와 영등위 로비 여부 등을 밝혀낼 계획이다. 김태규 고나무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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