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오락기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4일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사행성 오락기 심의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는 구체적 단서를 잡고 20여개 아케이드게임의 심의 과정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영등위 심의 통과 뒤 서류가 바꿔치기되거나 심의에 참석하지도 않은 위원들의 도장이 찍히는 등 영등위 심의와 관련해 조사할 게 많다”며 “20여개에 이르는 모든 사행성 아케이드게임의 심의 과정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한 업체가 ‘피에스001’이라는 오락기로 영등위 심의를 통과했으나 영등위에 보관된 심의서류에는 ‘은하철도999’가 심의를 받은 것으로 돼 있어, 심의도 받지 않은 ‘은하철도999’가 버젓이 시중에 유통된 사실 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런 심의 과정의 석연치 않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영등위 아케이드소위 위원, 예심위원, 사무국 직원과 오락기 제작업자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민석(41)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회장이 ‘바다이야기’ 게임기의 수리업체인 제이비넷의 지분을 가진 단서를 잡고 ‘바다이야기’와 김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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