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저지하기 위해 3차 협상이 진행된 미국 시애틀에서 반(反)FTA 시위를 벌인 원정 시위대가 9일(현지시각) 한때 현지 경찰에 의해 일부 연행되는 불상사가 발생했지만 폭력 등 큰 마찰없이 비교적 평화적인 방법으로 시위 일정을 끝냈다.
한미FTA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를 중심으로 구성된 60여명의 원정 시위대는 지난 5일 현지 사회.노동단체 주최로 열린 `시애틀 인권과 경제정의를 위한 집회'에 참여, 양국 단체간 상호 연대 강화를 호소하는 것을 시작으로 활동을 개시했고 이어 6일에는 미국의 산별노조총연맹(AFL-CIO) 등 미국의 진보단체 및 노동단체 회원과 함께 500여명이 참여한 거리행진을 벌였다.
특히 7일 시애틀 도심에서 미국인 등 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3보1배' 행진은 평화적인 방법 때문에 현지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10일 오후 치러진 'FTA 장례식'도 상복 차림의 시위대가 상여까지 동원,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원정 시위대는 협상장밖 피켓시위 등 매일 크고 작은 집회나 행진을 통해 FTA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했으며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시위대에 적극 참여했다.
다만 9일 오전 시애틀 도심내 컨벤션센터 부속건물인 역사산업박물관에 차려진 협상장 밖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 중 미국단체 회원까지 포함한 15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협상장에 진입하려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시애틀 경찰은 권찬호 주시애틀 한국총영사의 선처 요청을 받고 이들 연행자 중 한국인들은 2시간30분여만에 모두 풀어줬다.
김기현 현지 교민회장은 "우려와는 달리 전반적으로 평화롭게 시위를 했다"고 말했다.
이곳 교민들은 원정시위대가 활동을 개시하기 전에는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불법 시위 등으로 인한 사태를 우려했으며 지난 1999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때 폭력 시위를 겪었던 시애틀 경찰도 상당히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이강원 경수현 기자 evan@yna.co.kr (시애틀=연합뉴스)
이강원 경수현 기자 evan@yna.co.kr (시애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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