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17부(재판장 구욱서)는 “의사가 목뼈 골절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는 바람에 신경마비 증상이 심해졌다”며 교통사고 환자 김아무개(26)씨가 ㅇ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병원은 2억2천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ㅇ병원 의료진이 방사선검사에서 나타난 경추골절을 제대로 판독하지 못해 김씨의 척수손상이 악화됐다”며 “김씨가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기까지 12시간 넘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목 보호대도 착용하지 않은 불안정한 상태로 방치된 것은 병원쪽 과실”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도 술에 취한 친구가 운전하는 차량에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탔었고, 당시 술에 취해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던 점 등을 감안해 병원 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1999년 교통사고를 당해 ㅇ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김씨는 “검사결과 목뼈에 골절이 없다”는 진단에 따라 목을 고정시키지 않은 채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 뒤 목뼈 아래 신체 마비증세가 나타나자 ㅇ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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