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아버지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았어요."
아버지가 간경화 말기라는 얘길 처음 들었던 지난 6월 말을 떠올리며 박현구(18. 인천 삼산고3)군은 말했다.
수능을 5개월 정도 앞두고 한참 공부에 열중하고 있을 즈음, 박군은 아버지를 살리는 길은 간이식이 유일하다는 얘길 듣고 조금의 주저함이 없이 간이식을 위한 조직검사를 받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검사결과 박군의 의연한 결심이 무색하게도 박군의 간이 간이식에 부적합한 지방간 40%라는 진단이 나왔다.
3학년에 진학하면서 학업에만 열중하느라 체중이 급격히 늘어났던 것.
박군은 그날부터 혹독한 체중감량에 돌입했다.
식사량을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이고 보충수업을 포기한 채 헬스클럽에서 매일 4∼5시간씩 뛰는 것은 물론 집에서도 밤 늦게까지 줄넘기를 했다.
그 결과 체중감량에 대성공. 간이식 수술이 있던 지난 8월 10일, 박군의 몸무게는 20일만에 84㎏에서 76㎏으로 8㎏이나 줄어있었다.
박군은 드디어 지방간이 말끔하게 없어진 건강한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했고 수술 역시 성공적이어서 박군의 아버지와 박군 모두 현재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해가고 있다. "아버지를 살려야한다는 절박함으로 다이어트와 수술로 정신없이 보냈는데 다시 학교에 돌아오니 수능이 두려워지기 시작하네요. 그래도 아버지가 회복되신 것만 생각하면 너무 기뻐요." 박군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다이어트와 수술 때문에 올해 초 3학년 전체 200여명 중 12%안에 들었던 내신성적이 수능을 50여일 앞둔 현재 19%까지 떨어졌지만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전혀 없다. "아버지처럼 훌륭한 건축가가 되는게 꿈이예요. 가고 싶은 학교가 있는데 성적이 많이 떨어져서 아직 어렵지만 앞으로 두배로 열심히 공부하려고요." 아들의 간을 이식받은 박영덕(45)씨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어린 아들이 나 때문에 공부를 못해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소중한 간을 이식받은 만큼 전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임미나 기자 mina113@yna.co.kr (인천=연합뉴스)
박군은 드디어 지방간이 말끔하게 없어진 건강한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했고 수술 역시 성공적이어서 박군의 아버지와 박군 모두 현재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해가고 있다. "아버지를 살려야한다는 절박함으로 다이어트와 수술로 정신없이 보냈는데 다시 학교에 돌아오니 수능이 두려워지기 시작하네요. 그래도 아버지가 회복되신 것만 생각하면 너무 기뻐요." 박군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다이어트와 수술 때문에 올해 초 3학년 전체 200여명 중 12%안에 들었던 내신성적이 수능을 50여일 앞둔 현재 19%까지 떨어졌지만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전혀 없다. "아버지처럼 훌륭한 건축가가 되는게 꿈이예요. 가고 싶은 학교가 있는데 성적이 많이 떨어져서 아직 어렵지만 앞으로 두배로 열심히 공부하려고요." 아들의 간을 이식받은 박영덕(45)씨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어린 아들이 나 때문에 공부를 못해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소중한 간을 이식받은 만큼 전보다 훨씬 더 건강하게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임미나 기자 mina113@yna.co.kr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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