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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엄마 보고싶다’며 우는 병든친구 딸아이 살해유기

등록 2006-09-25 10:54

병든친구가 맡긴 여자아이…살해후 계속 육아비용 받기도

병든 친구가 셋방까지 마련해주며 맡긴 다섯살 바기 여자 아이를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인면수심'의 40대 남자와 동거녀, 동거녀의 선배가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25일 5세 여아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야산에 몰래 묻은 혐의(상해치사 및 사체유기)로 김모(41)씨와 김씨 동거녀 손모(27)씨의 선배 박모(28.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손씨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6월 초 어릴 때부터 친구처럼 지냈던 이모(41.여)씨가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려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면서 데리고 온 이씨의 딸 김모(5.여)양의 육아를 맡기로 하고, 셋방 보증금 200만원과 육아비용 2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김씨의 동거녀 손씨는 같은 해 6월 19일 오후 3시께 부산시 서구 남부민동 자신의 집 안방에서 "엄마가 보고 싶다"며 보채는 김양을 마구 때리고, 밀치는 바람에 김양이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숨지자 사체를 옷가방에 넣어 보관했으며 이러한 현장에는 김씨와 박씨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사흘 뒤인 6월 22일 오전 10시께 김양의 사체가 들어있는 옷가방을 경남 밀양의 한 야산에 묻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김양을 살해한 뒤인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도 이씨로부터 육아비 명목으로 100여만원을 더 받았으며 '아이를 만나게 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는 이씨에게 "아이를 보면 마음이 약해진다", "아이를 절에다 맡겼으니 안심하라"며 1년가량 만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지난 6월 초 이씨가 "아이를 보여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내자 휴대전화를 끊고 잠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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