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에게나 군생활은 눈을 맞고 서있는 고목과 같은 시기가 아닐까요?
22일, 오늘은 내가 군대 간지 8년째 되는 날.
뭐, 그런 날도 기억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겐 큰 전환점이 되었던 시기가 되었기에 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2년 2개월의 단절은, 내 삶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상명하복의 권위주의적 문화가 내 몸과 마음을 오염시켰던 시기임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그에 대한 반발감도 컸기에, 나를 둘러싼 사회현실과 내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보며 각성하는 시간이 되었으니까요.
요즘은 이곳저곳에서 예비군 훈련을 하게 되는 시기인가 봅니다. 저도 지난 월요일에 6시간짜리 훈련을 받고 왔거든요. 제대한지도 벌써 6년째.. 전역은 군생활의 끝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전역을 하고서도 잊어버릴만 하면 불러내는 것이 싫긴 했지만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비군의 삐딱함은, 그래서 나올 수 밖에 없지 않나... 란 생각이 들어요.
어제는 제 후배인 동주가 감옥에 들어갔습니다. 작년에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 했거든요(오마이뉴스 관련 기사)평소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평화운동에도 관심이 많았던 친구였는데...그렇게 감옥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이 환송회였는데, 그날은 제가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갔기에 볼 수 없었어요. 양심적 병역거부로 감옥에 들어가는 후배와 예비군 훈련을 받는 선배.. 각자가 받아들이는 현실은 다르지만, 바라는 세상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편지글로써 응원을 보내는 것 뿐이네요. 지난 1월 경찰서에서 조사받던 도중 부당하게 수감될 때 오마이뉴스에 기사로 올려보려 했지만, 저의 필력으로는 잉걸뉴스 아니면, 생나무 정도에 머무를 수밖에 없더군요.(논문같은 딱딱한 글을 쓰는 데 익숙한 내게, '기사 쓰기'란 엄연히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동주가 힘내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합니다. 또한 병역 의무란 이름으로 양심의 '자유'가 상처입는 일이 없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마음 속으로 바래봅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1일, 서부지검에 들어가기 전 (출처 : 고동주 후원모임 '고동울림')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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