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복싱선수 유제두 (연합)
지난 76년 WBA 전 주니어미들급 세계챔피언 지명 방어전에서 의문의 패배를 당했던 유제두(59)씨가 "당시 패배는 중앙정보부의 약물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씨는 76년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와지마 고이치와의 리턴 매치에서 링에 오르자 마자 창백한 얼굴에 맥이 풀린 사람처럼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경기내내 끌려 다니다가 결국 15라운드 KO패를 당했다.
당시 '약물중독설' 등 갖가지 소문이 나돌았으나 30여년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그 패배에 대해 유씨는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중정요원으로 친하게 지내던 목포 출신 후배 신모씨가 지난 1981년에 찾아와 '경기 전에 먹은 딸기 속에 중정 요원이 약을 넣었다고 하던데요'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김대중 선생과 친분이 있는 나를 견제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과잉충성하는 차원에서 약물 중독 공작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71년 미들급 동양챔피언 당시 선배의 권유로 김대중 선생을 처음 뵙고 매년 명절때면 인사를 갔었다"며 "동향으로 김 선생과 친한 모습이 (중정에게는) 썩 좋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후배의 말을 들은 뒤 수차례 청와대 등에 진상파악 등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말을 전한 후배는 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씨는 "후배에게 진상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지금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명 방어전 패배 뒤 일본측의 코칭 스태프 매수설 등 갖가지 소문이 나돌았으며 유씨는 경기를 몇차례 더 가진 뒤 3년 뒤 79년 현역에서 은퇴했으며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태양체육관을 운영하며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75년 일본 복싱 영웅 와지마 고이치를 7회 KO로 물리치면 WBA주니어미들급 챔프에 등극한 뒤 일본 원정1차 방어전도 미사코 마사히로를 역시 KO로 이겼으나 리턴 매치에서 `의문의' KO패를 당했다. 전남 고흥출신으로 통산 56전 51승(29KO) 2무 3패의 전적을 기록한 유씨는 동양미들급 타이틀은 25차례나 방어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 (고흥=연합뉴스)
75년 일본 복싱 영웅 와지마 고이치를 7회 KO로 물리치면 WBA주니어미들급 챔프에 등극한 뒤 일본 원정1차 방어전도 미사코 마사히로를 역시 KO로 이겼으나 리턴 매치에서 `의문의' KO패를 당했다. 전남 고흥출신으로 통산 56전 51승(29KO) 2무 3패의 전적을 기록한 유씨는 동양미들급 타이틀은 25차례나 방어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 (고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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