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행사 에델만코리아 직원들이 12일 다달이 한차례씩 열리는 ‘브런치 회의’에서 커피와 빵, 과일 등을 먹으며 자유롭게 업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에델만코리아 제공
홍보업계, 늦은 아침시간 간단히 식사하며 회의
물씬 풍기는 커피향, 갓 구운 빵, 과일 샐러드, 도란거리는 이야기 소리가 어우러진 여유로운 늦은 아침.
한가한 주말의 카페 풍경이 아니다. 홍보대행사 에델만코리아는 팀마다 한달에 한번씩 ‘브런치 회의’를 연다. 브런치는 브렉퍼스트와 런치의 합성어로 ‘아침 겸 점심 식사’를 뜻한다. 이 회사 직원들은 브런치와 함께 자유로운 형식으로 업무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 회사의 마거릿 키 부사장은 “아침을 거르기 쉬운 사원들의 건강도 챙기고, 딱딱하고 지루해지기 쉬운 회의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다”며 브런치 회의의 장점을 소개했다.
또다른 홍보대행사인 인컴브로더는 사원들이 원하는 외부 인사를 초청해 한달에 한번 가량 ‘브런치 강연회’를 연다. 오전 11시~11시30분께 샌드위치·샐러드·커피·차 등 브런치를 곁들여 강연을 시작한다.
이 회사에선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브런치 스터디 모임도 화요일마다 열린다. 인컴브로더 홍보담당 윤성은씨는 “홍보업계의 특성상 자신이 맡은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데, 근무 시간인 오전에 식사와 학습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브런치’가 ‘늦은 아침식사’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새로운 시간과 흐름이 되고 있는 셈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획으로 승부하는 홍보업계보다 앞서 브런치를 가장 먼저 활용한 분야는 예술 쪽이다. 2004년 9월 ‘예술의 전당’은 오전 중 비어 있는 무대공간을 활용해 보자는 소박한 취지로 ‘11시 콘서트’를 기획했다. 그러나 첫 공연부터 매진되며,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제 브런치 콘서트는 부산과 인천, 김해 등 전국으로 퍼졌다.
영화사 ‘스폰지 하우스’가 올해 4월부터 ‘브런치 시사회’를 시작했다. 시사회가 무료인데다, 근사한 커피까지 제공한다. 지에스칼텍스는 지난 7월부터 보너스 카드를 가진 고객들을 상대로 주말 브런치 영화시사회를 마련하고 있다. 브런치가 홍보 수단으로까지 변신한 것이다. 지에스칼텍스 홍보팀 강태화 과장은 “브런치 문화는 새로 뜨는 문화 아이콘으로 기업 이미지나 고객 반응에서 모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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