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의 고향인 강원도 원주지역은 22일 별세소식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시민들이 "큰 어른이 돌아가셨다" 며 애도하는 분위기다.
원주시민들은 최 전 대통령이 10.26 이후 현대사 격동기에 고위관리 및 대통령직 수행과정에서의 처신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원주가 낳은 큰 별'임에는 분명하다며 비통해 했다.
특히 지난 2000년 10월 구성된 '최규하 전 대통령 기념사업회'(이사장 심상기 전 강원도의회 의장)는 그동안 기념관 건립을 위해 회원 및 성금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으나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 생전에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심 이사장은 "최 전 대통령은 국난의 시기에 국민만을 생각하고 행동하신 분으로 평생 근검절약을 실천 해 온 고매한 인격을 지녔다" 며 "기념관을 설립, 역사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나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적어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어 고인을 뵐 면목이 없다" 며 아쉬워 했다.
김기열 원주시장은 "평생을 올곧게 살아 온 최 전 대통령의 별세소식을 듣고 큰 별이 떨어졌다는 생각에 애통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 며 "원주시민일동으로 조화를 보내 애도를 전하고 고인의 정신을 기릴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지역구 행사에 참석차 원주에 내려 온 한나라당 이계진(원주) 의원은 "지난 설 명절에 재경원주시민회 관계자들과 함께 자택을 방문, 세배를 드렸는데 이렇게 갑자기 돌아 가셔 너무 안타깝다" 며 "원주의 대통령으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존경할 만한 분" 이라고 애도했다.
이 의원은 "최 전 대통령은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있었지만 나라를 생각해서 본 것을 모두 말하지 않고 안고 갔을 뿐만 아니라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아주 가난하고 청렴하게 지내 존경스러움과 함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최 전대통령의 원주초등학교 동기동창으로 유일한 생존자인 원형상(88.속초거주)옹은 이날 비서관으로 부터 오랜 친구의 부음을 접하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적셨다.
원 옹은 "어렸을때 부터 남들과 달리 똑똑하고 행동거지도 반듯했다" 며 "총리로 재직할 때는 전화를 하고 일요일에는 예고도 없이 고향을 찾아 친구들을 만나곤 했다"고 회상했다. 원 옹은 "지난 2004년 부인인 홍 기여사가 숨졌을 때 마지막으로 보고 올들어서도 몇차례 전화를 걸어 '식사라도 하자고 했더니 건강이 안좋아 못하겠다'고 했었다" 며 아쉬워 했다. 원주에서는 지난 90년대 중반 일부 지역인사들이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건립하는 선양사업을 추진했으나 시민.종교단체의 반대로 계획이 무산됐으며 최 전대통령은 이에 봉산동 생가터 168㎡를 기증, 이 일대에 원주시립박물관이 들어섰다. 한편 지난 2004년 호저면 주산리 선영에 묻힌 부인 홍 기여사는 최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에 안장 될 경우 옮겨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인 기자 kimyi@yna.co.kr (원주=연합뉴스)
원 옹은 "어렸을때 부터 남들과 달리 똑똑하고 행동거지도 반듯했다" 며 "총리로 재직할 때는 전화를 하고 일요일에는 예고도 없이 고향을 찾아 친구들을 만나곤 했다"고 회상했다. 원 옹은 "지난 2004년 부인인 홍 기여사가 숨졌을 때 마지막으로 보고 올들어서도 몇차례 전화를 걸어 '식사라도 하자고 했더니 건강이 안좋아 못하겠다'고 했었다" 며 아쉬워 했다. 원주에서는 지난 90년대 중반 일부 지역인사들이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건립하는 선양사업을 추진했으나 시민.종교단체의 반대로 계획이 무산됐으며 최 전대통령은 이에 봉산동 생가터 168㎡를 기증, 이 일대에 원주시립박물관이 들어섰다. 한편 지난 2004년 호저면 주산리 선영에 묻힌 부인 홍 기여사는 최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에 안장 될 경우 옮겨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인 기자 kimyi@yna.co.kr (원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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