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판] 고지방 음식물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게 만드는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해양수산부 마린바이오21사업 해양천연물신약연구단 단장인 강현중 교수(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연구팀은 지방을 분해하는 비만치료 물질을 개발해 지난달 28일 특허 출원을 했다고 9일 밝혔다. 해양생물에서 추출한 이 약물은 지방을 분해해 열로 방출하면서 지구력도 높여주는 특수한 단백질(PPAR-델타)을 활성화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진 실험 결과, 35일 동안 일반 쥐에게 거의 기름덩어리에 가까운 고지방 음식을 먹인 결과 몸무게가 53% 늘어났지만, 이 약물을 함께 투여한 쥐는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강 교수는 “지금까지 결과로 보아 이 약물은 다국적 제약회사인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이 개발중인 비만치료제보다 생화학적 효능이 10여배 우수하다”며 “지방 분해 단백질만을 활성화하는 ‘원천물질’을 국내 기술로 개발해 연간 20억달러에 이르는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 신약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국 등 국외 특허출원도 준비 중이며, 임상시험을 거쳐 이르면 3~4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해양생물을 이용한 생명공학 기술 개발을 위해 10년 동안 25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인 마린바이오21 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