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 낮아도 관용차량은 최고급 ‘눈살’
재정 자립도가 낮아도 시·도지사는 최고급 차량을 선호한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안경률 한나라당 의원이 31일 전국 16개 시·도의 ‘관용차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재정 자립도가 최하위인 전남도가 제일 비싼 전용차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지사는 체어맨(3200㏄·5500만원), 부지사는 그랜저XG(2500㏄·3000만원), 도의회 의장은 에쿠스(3500㏄·5600만원)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차량의 평균 구입가는 한대에 4325만원이었다.
반면 전용차 평균 구입가가 2640만원으로 가장 낮은 대전시의 재정 자립도는 73.9%로 전국 3위였다. 시장은 체어맨(2300㏄·3600만원), 부시장은 그랜저XG(2000㏄·2150만원), 시의회 의장이 다이너스티(2497㏄·2958만원)를 타고 있다.
재정 자립도 상·하위 5개 광역자치단체를 비교해 봐도, 전용차 1대당 평균 구입가는 하위 5곳이 3717만원인 반면 상위 5곳은 3591만원으로, 재정 자립도가 낮은 시·도의 차량이 오히려 더 비쌌다.
전남에 이어 전용차 구입 가격이 비싼 곳은 △부산 4200만원 △경기 4100만원 △충남 4100만원 △강원 3941만원 차례였고, 싼 곳은 대전에 이어 △광주 2928만원 △제주 2963만원 등이었다.
안 의원은 “국가와 지방의 재정 형편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데도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경쟁적으로 대형 고급차를 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관용차는 국민의 세금으로 사는 만큼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운행 중인 전국 16개 시·도의 전용 및 의전차량은 105대로 구입비는 32억여원에 이르며, 차량 유지비로 지난해에만 8억3700만원이 지출됐다. 한대당 평균 구입가는 3100만원, 평균 배기량은 2489㏄, 한대당 연간 평균 운영비는 764만원이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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