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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30년만에 밝혀진 ‘이병 죽음’의 진실

등록 2006-11-02 20:22

76년 군훈련소서 폐결핵 숨져
육본, 병원 “순직” 묵살 ‘병사’로
군의문사위 “보훈대상 포함을”
지난 4월5일 서울 중구에 있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로 허름한 차림의 한 노인이 들어섰다. 지팡이에 의지해 힘겹게 사무실을 찾은 여든여섯살의 권원길씨가 떨리는 손으로 한 통의 진정서를 냈다. 30년 전 군 입대 직후 숨진 아들의 사인을 밝혀 달라는 내용이었다. “건강하던 우리 막내가 맞아서 죽기라도 한 건 아닌지, 병 때문이라면 어떤 병이었는지 꼭 좀 밝혀 주십시오.”

그로부터 7개월여 만인 2일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진상규명 중간결정을 내렸다. 진정인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최종결정 전에 ‘사인’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만 먼저 결과를 밝힌 것이다. 이를 보면, 권씨의 막내아들 고 권오석 이병은 군 훈련소에서의 교육훈련 도중 폐결핵에 걸려 숨졌으나, ‘단순 병사’로 처리된 뒤 유족에겐 아무런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권 이병은 1976년 3월 하사관 후보생으로 제3하사관학교에 입대해 교육훈련을 받다가 갑자기 발병한 폐결핵으로 국군부산통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권 이병은 같은 해 8월 병세 악화로 끝내 숨졌다. 병원 쪽은 최초 ‘순직’으로 보고했으나, 육군본부의 재검토 지시 뒤 ‘단순 병사’로 처리했다.

군의문사위는 “권 이병이 공무 수행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질병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보훈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또 “당시 군은 유족에게 권 이병이 ‘순직’ 아닌 ‘병사’로 처리된 경위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해 유족의 고통을 더 무겁게 했다”고 지적했다. 군의문사위는 올해 초 출범한 대통령 소속 한시 기구로, 올 12월31일까지 진정을 접수해 조사를 벌인다. 인터넷 truthfinder.go.kr, 전화 (02)2021-8181~2.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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