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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마음 아픈 이들 달래는 시 쓸래요”

등록 2006-11-03 19:27수정 2006-11-03 23:13

‘최연소 시인’ 등단한 15살 윤새롬양
“어느 곳에서 부를/ 너의 미래를 위해
너는 그동안/ 준비할지어다.
언제나 유혹에/ 휩싸여 있는 너를
독약으로부터/ 누군가 구원해 줄 게다.
너는 그동안/ 눈과 귀를 막아야 하느니라.”

문학 월간지 <문예사조>에 신인상에 당선된, 여느 여학생과 다름이 없는 윤새롬(15·서울여중3·사진)양의 세속적인 삶의 함정을 경계하는 짤막한 시 ‘경고’다. 시의 첫 느낌이, 정말 자신들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는 눈도 못 돌리게 하는 부모의 압박을 받아 공부와 시험에 바삐 돌아다니는 어린 학생들이 쉽게 탈선에 빠지는 세태를 어른스럽게 타이르고 있다. 당선시와 함께 실린 ‘부모님’ ‘배’ 등도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새롬이는 어떻게 시를 쓰게 됐냐는 물음에 “어렸을 때 공무원인 아빠, 교사인 어머니가 맞벌이를 하고, 동생은 어려서 하루 종일 어린이 집에 가 있기 때문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며 “심심하면 책장에 가득한 책을 읽고 또 시간이 나면 생각나는 대로 느끼는 대로 시를 쓰게 됐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맞벌이 부모에 늘 혼자…책 읽고 느낌 적어
문학잡지 신인상 받아 등단…동시집도 펴내
블로그 통해 팬 관리 하는 아빠가 ‘후견인’


새롬이의 일기장에는 이런 시들로 가득한데, 일기를 읽어본 어머니가 재능을 알아채 시 쓰기를 더욱 격려했다. 새롬이는 지난 7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써 온 시와 동화를 모아 동시집 <기다림>을 출간했다. 또 10월에는 <문예사조>에서 신인상을 받으면서 최연소 시인 등단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새롬이는 중학교 들어와서는 공부할 것도 많고 시간도 부족해 시를 전처럼 많이 쓰지는 못한다. 공부도 학원에 안 가고 혼자하는 버릇이 들었는데 반에서 1, 2등을 다툰다. 앞으로는 시간 나는 대로 시를 많이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빠 윤병준(행정자치부 공무원)씨의 열성도 남다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새롬이가 진학할 학교를 찾아다니고 상담을 하고 꼼꼼히 따져보는 등 뒷받침을 아끼지 않는다. 또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새롬이 알리기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새롬이는 지난주에 문학 특별전형으로 울산에 있는 자립형사립고 현대청운고에 합격하는 등 경사가 겹쳤지만, 새롬이의 꿈은 멈추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의사 되기를 꿈으로 간직해 온 새롬이는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돼, 마음이 아픈 이들을 시로 달래주는 것이 바람”이라고 야무진 희망을 내비쳤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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