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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억울한 죽음·사연 진실 밝혀주오”

등록 2006-11-08 22:28

대구시, 과거사 진실규명 신청 98건 접수 받아
“1950년 7월5일, 지산동 뒷산 계곡에서 아버지와 삼촌이 억울하게 학살됐습니다.”

대구 동구 효목동에 사는 권성광(55)씨는 8일 “아버지와 삼촌이 숨진 이유를 밝혀달라”며 대구시를 통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에 신청서류를 냈다. 권씨의 주장을 요약하면, 당시 대구시내 달성공원에서 철공소를 하던 아버지와 삼촌이 갑자기 들이닥친 형사들에게 붙잡혀 작업복 차림으로 끌려간 뒤 숨졌다고 한다.

권씨는 “아버지가 숨질 때는 겨우 2살밖에 안돼 몰랐다가 10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한테서 얘기를 들어 알게 됐다”며 “당시 지산동 뒷산은 지금 천주교 묘역 부근으로 추정되며, 아버지와 함께 숨진 사람도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60년대까지는 함께 희생당한 유족들이 모임을 결성해 합동위령제를 지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연락이 끊긴 상태”라며 “정부가 나서 진실을 밝혀달라”고 하소연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부터 과거사 진실규명 사건 신청을 받아 권씨 등 억울한 사연을 간직한 시민 98명의 서류를 접수했다. 이 가운데 장아무개(75·달서구 월성동)씨는 “이유없이 군대에 2번씩이나 다녀왔다”는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50년 부산에서 전투경찰에 입대해 복무하다 총상을 당한 뒤 만기제대했지만, 55년 3월쯤 입대영장도 없이 강제로 끌려가 또다시 육군에서 3년 동안 복무했다고 주장했다.

곽종대(58·수성구 신매동)씨도 “81년 일본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귀국한 직후 갑자기 수사기관에 붙잡혀 가 온갖 고문을 당하고 교도소에 6개월 동안 수감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동료 10여명이 함께 고초를 겪은 것으로 기억된다”며 “20년이 지났지만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6·25 전쟁 중 느닷없이 경찰이나 인민군에 끌려가 친척들이 행방불명됐다거나 산에서 나무를 하던 중 좌익소탕에 나선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사연 등도 무더기로 접수됐다. 대구시가 접수한 진실규명 신청서는 과거사 정리위로 보내져 자체 심의를 거친 뒤 현장조사 등이 이뤄진다. 진실규명 신청서 접수는 이달 말 마감한다. (053)803-3172.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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