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업소' 예시ㆍ연타에 밤샘 영업까지
"대박 쫓다간 쪽박…하룻밤 200만원 날려"
"대박 쫓다간 쪽박…하룻밤 200만원 날려"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지난 7월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철퇴를 맞아 뿌리가 뽑히는 것처럼 보였던 사행성 게임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경찰이 그동안 사행성 오락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문을 닫고 사태를 관망하던 상당수 게임장들이 최근 관심이 점차 뜸해지자 앞다퉈 영업을 재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연합뉴스 사건팀이 현장을 직접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들 업소 중에는 심의 규정 및 영업시간을 준수하는 곳도 있었지만 간판을 달지 않고 출입구를 가린 채 예전처럼 예시 및 메모리 연타 기능이 들어 있는 게임기로 불법 영업을 벌이는 곳이 적지 않았다.
◇ 성인오락실 또 `우후죽순' = 서울 쌍문역과 수유역 일대를 지나다 보면 대로변에서만 10여곳이 넘는 성인오락실이 버젓이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 과거 대표적인 사행성 게임장들의 간판을 찾기는 어려웠지만 그와 유사한 다른 게임기를 들여놓은 성인오락실이 여전히 그 자리를 메우고 있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천이나 비닐 등으로 간판과 창문, 입구를 가려놓고 몰래 사행성 게임기를 운영하고 있다.
수유역 인근 강북구 번동의 한 게임장도 간판을 아예 없애고 창문과 출입구 등을 완전히 가려놓아 폐쇄된 업소인 것처럼 보였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게임기 수십여대가 쉴새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청량리역 인근 상가 일대에도 한때 단속을 피해 문을 걸어잠궜던 사행성 오락실 5-6곳이 어느새 영업을 재개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역 바로 앞에 있던 `바다이야기' 게임장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바다이야기 게임기 대신 새로운 종류의 사행성 게임기를 가져다 놓고 간판만 가려놓은 채 여전히 영업 중이다. 종로3가 뒷골목도 성인오락실 밀집지역 가운데 하나. 일부 업소들은 정문 셔터를 내려 놓아 마치 폐업한 가게인 것처럼 꾸민 뒤 뒷문으로 몰래 손님을 받아 밤새 영업을 하기도 한다. 그밖에 영등포시장 주변이나 신촌 일대의 일부 뒷골목 등에서도 예시와 연타 기능이 살아 있는 기기로 영업을 재개한 사행성 오락실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번화가인 강남 일대는 최근 단속의 여파로 성인오락실이 아예 폐업한 경우가 많았지만 기업체들이 많은 선릉역과 역삼역, 강남역을 중심으로 당당히 문을 연 업소도 일부 눈에 띄었다. `야마토'(일명 구슬치기), `루팡' 등 5종류의 사행성 게임기를 골고루 갖춰놓은 선릉역 부근의 한 오락실에서는 평일 대낮에도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 5~6명이 오락에 열중하거나 게임에서 딴 5천원짜리 상품권 여러 장을 손에 쥐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상품권은 종전처럼 수수료 10%를 떼고 현찰로 주는데 상품권 환전소는 게임장 인근 건물이나 가게에 주로 있으며, 간혹 게임장 내 후미진 곳에 있는 경우도 있다. 게임장 안에 환전소를 설치하면 불법이다. 이처럼 다시 문을 연 게임장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밖에서 업소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반투명 필름지 등으로 출입문과 창문을 선팅해놓거나 간판을 내리는 곳이 많았고, 일부 업소는 `망원'을 고용하고 수상한 손님이 접근할 때 무전기와 휴대전화로 연락케 해 재빨리 문을 닫는 등의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이런 장면은 지난달 29일부터 사행성 오락실 영업시간이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로 제한됨에 따라 이 시간 외, 즉 자정 이후 오전 8시까지 시간 외 영업을 하거나 예시ㆍ연타 기능이 있는 옛 `바다이야기'나 `황금성'을 돌리는 `배짱 업소'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오션 파라다이스' `돌핀' `다이아몬드', `디어헌트', `양귀비', `신천지', `백경' 등 신형 게임기를 가져다 놓은 업소들은 심의를 통과한 버전의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당히 간판을 내걸고 영업시간을 준수하며 합법적으로 영업하기도 한다. 이들 업소는 거의 전보다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 `합법이냐, 탈법이냐?' = 오락실 업주들도 무작정 영업을 재개한 것만은 아니다. 불법성 판단의 잣대가 됐던 예시와 메모리 연타 기능을 대폭 수정해 경찰 단속망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다. 업주들은 경찰 등 단속기관 앞에서는 "예시와 연타 기능을 모두 없앤 정품이다. 심의받은 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합법 업소'의 종업원들은 손님들이 아무리 물어도 "예시와 연타는 없다. 화면이 어두워지거나 상어ㆍ고래가 나타나는 것은 손님들이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화면을 꾸민 것일 뿐 전과 같이 생각하면 안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배짱 업소'은 정반대다. 이들 업소의 종업원은 손님들이 예시ㆍ연타가 있냐고 물으면 "화면 잘 보세요. 예시, 연타 다 있습니다. 일단 화면이 어두워지고 해파리가 뜨거나 이상한 소리가 크게 나면 연타가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라고 친절히 안내해준다. 손님들끼리도 자기 경험담을 토대로 예시ㆍ연타 정보를 주고받는다. 선릉역 인근 게임장에 들어가 `야마토' 게임기에 1만원을 넣고 재떨이로 시작 버튼을 눌러 놓은 지 5분도 채 안돼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금발소녀 그림이 화면에 떴다. 종업원이 설명한 예시 화면. 예시가 뜨자마자 곧바로 홀수를 상징하는 그림 3개가 한 줄을 이룬 뒤 배출구에서 5천원짜리 상품권 4장이 빠져 나왔고 잠시 후 포인트가 소진되면서 게임이 끝났다. 기자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려 하자 업소 주인은 "야마토 처음 해봤느냐. 홀수로 터지면 반드시 또 터지게 돼 있다"며 붙잡았다. 반신반의하면서 다시 1만원을 투입하고 잠시 기다리니 업주 말대로 예시 화면과 함께 다시 한번 2만원이 터졌다. 이번에는 짝수였지만 5분쯤 더 게임을 돌려보니 또 2만원짜리가 터진다. 연이어 바로 터진 건 아니지만 간격만 좀 늘렸을 뿐 반드시 또 `잭팟'이 터지도록 돼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연타로 봐도 무방한 셈이다. 다른 게임기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단타가 터지면 최고 2만원까지 주고 상품권을 배출한 뒤 다시 0점 상태로 되돌아가지만 5~20회 가량 게임을 계속해보면 또 다시 단타가 터진다는 것. 수유역 근처 게임장을 자주 이용하는 A씨는 "예전 바다이야기와 같은 연타는 없지만 최대 200만원까지는 터진다. 물론 예시도 있다. 그림에 따라 배당액이 다른데 예를 들면 200만원짜리 그림이 떠도 2만원만 터진다. 하지만 계속 여러번 터져서 결국에는 200만원을 채운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합법 업소와 배짱 업소의 가장 큰 차이는 손님 숫자. 배짱 업소는 24시간 거의 만원이어서 손님들에게 번호까지 나눠주기도 한다. 종로3가에서 `합법 영업'을 하는 한 업소의 지배인은 "배짱 업소들은 손님이 대박을 기대하듯, 걸릴 때 걸리더라도 한탕 챙겨 큰 돈을 벌어보겠다는 속셈으로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들 때문에 우리와 같은 선의의 업소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 교묘한 수법에 단속도 `난항' = 이 같이 연타가 터지는 간격이 크게 벌어지는 바람에 경찰 등 단속기관도 불법성을 입증하는 데 있어 애를 먹고 있다. 업주들은 저마다 "이것은 연타가 아니다"고 딱 잡아떼고 있는 상황인 데다 과거 바다이야기처럼 명확하게 법적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실제로 애매한 면도 있기 때문. 또 일부 게임장에서는 단속원을 속이기 위해 연타로 이어지지 않는 가짜 예시(손님들은 `뻥 예시'라고 부름) 기능을 추가했고, 예시 그림이 떠도 곧바로 연타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차를 두는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예시가 뜨면 곧바로 연타가 터졌는데 지금은 예시 그림이 나와도 곧바로 대박이 터지지 않는다. 또 업자들이 연타 간격을 길게 잡아놔 한번 터지고 10회 이상 게임이 돌아간 다음에야 다시 터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단속을 해도 불법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현장 단속의 애로를 털어놨다. 하드디스크가 본체에서 분리될 경우 1시간만 지나면 심의 기준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전환되는 최신 게임기도 출시돼 불법성을 입증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게다가 경찰로서는 성매매업소와 노래방 등 다른 단속 업무가 크게 늘어나 예전처럼 집중적으로 사행성 게임장 단속을 벌이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사실 일선 경찰서가 `배짱 업소'를 급습하는 경우는 돈을 잃은 손님 등에 의한 제보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더 중요한 업무가 많아 성인오락실 단속에만 집중할 수 없다"며 "불법 영업을 밝혀내기 쉽지 않지만 시간 외 영업 등 작은 위반사항이라도 계속 단속해 영업폐쇄 등 강력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대박 쫓다가는 쪽박 찰 수도" = 청량리역 인근의 한 게임장에서 만난 단골 손님 B씨는 "10만원씩 3번을 막았는데도 아직 `밤(예시 그림)' 한번 잡지 못했다. 안 터지는 기계는 200만원을 넣어도 절대 안 터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B씨 바로 뒤편의 게임기에서는 4번이나 연타가 터져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지만 이와 같은 `대박'만 쫓아서 사행성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오히려 `쪽박'을 찰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래(바다이야기 예시 그림 중 하나로 50만-300만원까지 배당)가 나오는 것은 운이 아주 좋아 기계를 잘 선택한 경우가 아니면 아주 힘든 일이다. 간혹 하루에 몇번씩 터졌다느니 하는 등의 입소문이 많지만 이는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짜고 돌려서 나온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의 한 게임장에서는 처음 업소를 방문한 손님이 불과 30여분만에 4번이나 2만원씩 터뜨리는 장면이 목격돼 업주가 단골 손님을 늘리기 위해 기계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기도 했다. 설령 연타가 터지더라도 돈을 더 따겠다는 욕심에 다시 게임기에 돈을 투입하거나 심지어는 혼자서 여러 대를 한꺼번에 돌리기도 해 결국은 돈을 잃고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고래'가 나와 5천원짜리 상품권 100장(50만원)을 빼내려면 1만원권 지폐를 10-20장 정도는 넣어야 한다. 수수료 5만원(10%) 제하면 결국 손에 쥐는 건 25만-35만원. 다시 게임기 돌리면 1시간에 10만원 나가는 건 보통이다. 종로3가의 한 성인오락실 업주는 "한마디로 웬만큼 재수가 좋지 않으면 절대로 돈을 딸 수 없도록 기계가 만들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어디까지나 도박이 아닌 오락이기 때문에 재미로 해야지 돈을 벌려고 하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량리역 인근 상가 일대에도 한때 단속을 피해 문을 걸어잠궜던 사행성 오락실 5-6곳이 어느새 영업을 재개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역 바로 앞에 있던 `바다이야기' 게임장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바다이야기 게임기 대신 새로운 종류의 사행성 게임기를 가져다 놓고 간판만 가려놓은 채 여전히 영업 중이다. 종로3가 뒷골목도 성인오락실 밀집지역 가운데 하나. 일부 업소들은 정문 셔터를 내려 놓아 마치 폐업한 가게인 것처럼 꾸민 뒤 뒷문으로 몰래 손님을 받아 밤새 영업을 하기도 한다. 그밖에 영등포시장 주변이나 신촌 일대의 일부 뒷골목 등에서도 예시와 연타 기능이 살아 있는 기기로 영업을 재개한 사행성 오락실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번화가인 강남 일대는 최근 단속의 여파로 성인오락실이 아예 폐업한 경우가 많았지만 기업체들이 많은 선릉역과 역삼역, 강남역을 중심으로 당당히 문을 연 업소도 일부 눈에 띄었다. `야마토'(일명 구슬치기), `루팡' 등 5종류의 사행성 게임기를 골고루 갖춰놓은 선릉역 부근의 한 오락실에서는 평일 대낮에도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 5~6명이 오락에 열중하거나 게임에서 딴 5천원짜리 상품권 여러 장을 손에 쥐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상품권은 종전처럼 수수료 10%를 떼고 현찰로 주는데 상품권 환전소는 게임장 인근 건물이나 가게에 주로 있으며, 간혹 게임장 내 후미진 곳에 있는 경우도 있다. 게임장 안에 환전소를 설치하면 불법이다. 이처럼 다시 문을 연 게임장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밖에서 업소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반투명 필름지 등으로 출입문과 창문을 선팅해놓거나 간판을 내리는 곳이 많았고, 일부 업소는 `망원'을 고용하고 수상한 손님이 접근할 때 무전기와 휴대전화로 연락케 해 재빨리 문을 닫는 등의 안전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이런 장면은 지난달 29일부터 사행성 오락실 영업시간이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로 제한됨에 따라 이 시간 외, 즉 자정 이후 오전 8시까지 시간 외 영업을 하거나 예시ㆍ연타 기능이 있는 옛 `바다이야기'나 `황금성'을 돌리는 `배짱 업소'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오션 파라다이스' `돌핀' `다이아몬드', `디어헌트', `양귀비', `신천지', `백경' 등 신형 게임기를 가져다 놓은 업소들은 심의를 통과한 버전의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당히 간판을 내걸고 영업시간을 준수하며 합법적으로 영업하기도 한다. 이들 업소는 거의 전보다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 `합법이냐, 탈법이냐?' = 오락실 업주들도 무작정 영업을 재개한 것만은 아니다. 불법성 판단의 잣대가 됐던 예시와 메모리 연타 기능을 대폭 수정해 경찰 단속망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있다. 업주들은 경찰 등 단속기관 앞에서는 "예시와 연타 기능을 모두 없앤 정품이다. 심의받은 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합법 업소'의 종업원들은 손님들이 아무리 물어도 "예시와 연타는 없다. 화면이 어두워지거나 상어ㆍ고래가 나타나는 것은 손님들이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화면을 꾸민 것일 뿐 전과 같이 생각하면 안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배짱 업소'은 정반대다. 이들 업소의 종업원은 손님들이 예시ㆍ연타가 있냐고 물으면 "화면 잘 보세요. 예시, 연타 다 있습니다. 일단 화면이 어두워지고 해파리가 뜨거나 이상한 소리가 크게 나면 연타가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라고 친절히 안내해준다. 손님들끼리도 자기 경험담을 토대로 예시ㆍ연타 정보를 주고받는다. 선릉역 인근 게임장에 들어가 `야마토' 게임기에 1만원을 넣고 재떨이로 시작 버튼을 눌러 놓은 지 5분도 채 안돼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금발소녀 그림이 화면에 떴다. 종업원이 설명한 예시 화면. 예시가 뜨자마자 곧바로 홀수를 상징하는 그림 3개가 한 줄을 이룬 뒤 배출구에서 5천원짜리 상품권 4장이 빠져 나왔고 잠시 후 포인트가 소진되면서 게임이 끝났다. 기자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려 하자 업소 주인은 "야마토 처음 해봤느냐. 홀수로 터지면 반드시 또 터지게 돼 있다"며 붙잡았다. 반신반의하면서 다시 1만원을 투입하고 잠시 기다리니 업주 말대로 예시 화면과 함께 다시 한번 2만원이 터졌다. 이번에는 짝수였지만 5분쯤 더 게임을 돌려보니 또 2만원짜리가 터진다. 연이어 바로 터진 건 아니지만 간격만 좀 늘렸을 뿐 반드시 또 `잭팟'이 터지도록 돼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연타로 봐도 무방한 셈이다. 다른 게임기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단타가 터지면 최고 2만원까지 주고 상품권을 배출한 뒤 다시 0점 상태로 되돌아가지만 5~20회 가량 게임을 계속해보면 또 다시 단타가 터진다는 것. 수유역 근처 게임장을 자주 이용하는 A씨는 "예전 바다이야기와 같은 연타는 없지만 최대 200만원까지는 터진다. 물론 예시도 있다. 그림에 따라 배당액이 다른데 예를 들면 200만원짜리 그림이 떠도 2만원만 터진다. 하지만 계속 여러번 터져서 결국에는 200만원을 채운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합법 업소와 배짱 업소의 가장 큰 차이는 손님 숫자. 배짱 업소는 24시간 거의 만원이어서 손님들에게 번호까지 나눠주기도 한다. 종로3가에서 `합법 영업'을 하는 한 업소의 지배인은 "배짱 업소들은 손님이 대박을 기대하듯, 걸릴 때 걸리더라도 한탕 챙겨 큰 돈을 벌어보겠다는 속셈으로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들 때문에 우리와 같은 선의의 업소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 교묘한 수법에 단속도 `난항' = 이 같이 연타가 터지는 간격이 크게 벌어지는 바람에 경찰 등 단속기관도 불법성을 입증하는 데 있어 애를 먹고 있다. 업주들은 저마다 "이것은 연타가 아니다"고 딱 잡아떼고 있는 상황인 데다 과거 바다이야기처럼 명확하게 법적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실제로 애매한 면도 있기 때문. 또 일부 게임장에서는 단속원을 속이기 위해 연타로 이어지지 않는 가짜 예시(손님들은 `뻥 예시'라고 부름) 기능을 추가했고, 예시 그림이 떠도 곧바로 연타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차를 두는 방식을 채택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예시가 뜨면 곧바로 연타가 터졌는데 지금은 예시 그림이 나와도 곧바로 대박이 터지지 않는다. 또 업자들이 연타 간격을 길게 잡아놔 한번 터지고 10회 이상 게임이 돌아간 다음에야 다시 터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단속을 해도 불법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현장 단속의 애로를 털어놨다. 하드디스크가 본체에서 분리될 경우 1시간만 지나면 심의 기준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전환되는 최신 게임기도 출시돼 불법성을 입증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게다가 경찰로서는 성매매업소와 노래방 등 다른 단속 업무가 크게 늘어나 예전처럼 집중적으로 사행성 게임장 단속을 벌이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사실 일선 경찰서가 `배짱 업소'를 급습하는 경우는 돈을 잃은 손님 등에 의한 제보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더 중요한 업무가 많아 성인오락실 단속에만 집중할 수 없다"며 "불법 영업을 밝혀내기 쉽지 않지만 시간 외 영업 등 작은 위반사항이라도 계속 단속해 영업폐쇄 등 강력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대박 쫓다가는 쪽박 찰 수도" = 청량리역 인근의 한 게임장에서 만난 단골 손님 B씨는 "10만원씩 3번을 막았는데도 아직 `밤(예시 그림)' 한번 잡지 못했다. 안 터지는 기계는 200만원을 넣어도 절대 안 터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B씨 바로 뒤편의 게임기에서는 4번이나 연타가 터져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지만 이와 같은 `대박'만 쫓아서 사행성 게임에 몰두하다 보면 오히려 `쪽박'을 찰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래(바다이야기 예시 그림 중 하나로 50만-300만원까지 배당)가 나오는 것은 운이 아주 좋아 기계를 잘 선택한 경우가 아니면 아주 힘든 일이다. 간혹 하루에 몇번씩 터졌다느니 하는 등의 입소문이 많지만 이는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짜고 돌려서 나온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의 한 게임장에서는 처음 업소를 방문한 손님이 불과 30여분만에 4번이나 2만원씩 터뜨리는 장면이 목격돼 업주가 단골 손님을 늘리기 위해 기계를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기도 했다. 설령 연타가 터지더라도 돈을 더 따겠다는 욕심에 다시 게임기에 돈을 투입하거나 심지어는 혼자서 여러 대를 한꺼번에 돌리기도 해 결국은 돈을 잃고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고래'가 나와 5천원짜리 상품권 100장(50만원)을 빼내려면 1만원권 지폐를 10-20장 정도는 넣어야 한다. 수수료 5만원(10%) 제하면 결국 손에 쥐는 건 25만-35만원. 다시 게임기 돌리면 1시간에 10만원 나가는 건 보통이다. 종로3가의 한 성인오락실 업주는 "한마디로 웬만큼 재수가 좋지 않으면 절대로 돈을 딸 수 없도록 기계가 만들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어디까지나 도박이 아닌 오락이기 때문에 재미로 해야지 돈을 벌려고 하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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