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총장에 이필상 교수
"CEO형-학자형 조화시켜 일할 것"
고려대 새 총장에 이필상(59·사진) 경영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고려대 재단인 고려중앙학원은 20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지난주 선정된 총장 최종 후보 2명 가운데 이 교수를 만장일치로 16대 총장 내정자로 뽑았다.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창립준비위원장 등을 맡은 바 있는 이 내정자는 ‘1세대 시민활동가형 학자’로 꼽혀, ‘최고경영자형 총장’이었던 어윤대 현 총장과 어떤 차별성을 보일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내정자는 이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논술은 학생들이 사설 학원에서 훈련된 답안을 적어내는 데 그치고 있으므로 대학이 유능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입학제도를 갖추도록 대학에 더 많은 자율성을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난 4월 일어난 학생 7명 출교 사태에 대해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지만, 부모와 스승 된 입장에서 가슴이 아프다”며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그들이 다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어 총장의 선거 탈락으로 촉발된 ‘최고경영자형 총장’ 논란을 두고선 “대학 총장은 높은 학식과 더불어 경영 능력도 갖춰야 하는 양면성이 있다”며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1947년 경기 화성에서 나 72년 서울대 공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82년부터 고려대에서 강의를 해왔다. 다른 대학 학부 출신의 고려대 총장은 85년 퇴임한 9대 김준엽 총장 이후 21년 만이다. 이 내정자는 다음달 21일 총장으로 취임해 4년 동안 총장직을 맡는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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