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진 중령, 에세이 펴내
첫 여군 헬기 조종사인 여군중령이 군생활 30여년 동안 겪은 일화를 다룬 에세이를 통해 군내 성차별 실상을 고발했다. 국군 의무사 소속 피우진(51) 중령은 21일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삼인)를 펴냈다.
피 중령은 책에서 여군을 ‘꽃’이나 ‘꼭두각시’ 취급하는 남성 중심의 군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88년 대위 신분으로 여군 하사관을 4성 장군의 술자리에 호락호락 보내지 않아 노여움을 샀던 일이 있으며, 2001년에는 사단장 성희롱 사건 때 엄정한 처리와 조직문화를 개선하려고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대장이 차 안에서 슬그머니 어깨 위로 팔을 둘러 그 자리에서 바로 팔을 내려달라고 항의했던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군대 성 문화가 크게 개선되어야 한다”며 “관습의 문제이자 길들여진 의식의 문제이므로 단시일에 개선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978년 여군 소위로 임관해 육군 항공병과에 지원한 피 중령은 81년 첫 여군 헬기 조종사가 됐다. 그러나 유방암에 걸려 가슴을 도려내면서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게 문제가 돼 이달 말로 퇴역 명령을 받았다.
그는 “암이 완치됐고 군복무를 할 수 있는데도 암이라는 병력을 이유로 전역하라는 명령은 부당하다”며 국방부에 인사소청 심사를 요구한 상태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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