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유통기한 표기 어느 위치가 좋은가?
시민 절반 “확인 어려워” - 희망제작소, 개선 제안
‘이날 만들었다는 건가요, 아니면 이날까지 먹어도 된다는 건가요?’
희망제작소 사회창안센터는 24일 식품 유통기한 표기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유통기한을 확인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의식은 매우 높지만 현재의 표기 방식은 이런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전국 19살 이상 남녀 500명을 상대로 한 전화 설문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4.4%포인트)에서 전체 응답자의 49%는 ‘먹거리를 살 때 모든 품목의 유통기한을 확인한다’고 대답했고, 26.3%는 ‘대체로 확인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유통기한 표기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4.7%로 나타났다. 또 소비자들은 유통기한 표기 방식도 제품 출고일자(29%)보다 최종 사용일자(64.3%)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기한 표기 위치는 포장지 앞면 위쪽이 좋다는 응답이 72.8%였다.
사회창안센터는 유통기한 표기 개선 방향으로 먼저 활자 크기를 키울 것을 제안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 고시에서는 유통기한 활자 크기를 7포인트나 5포인트로 적도록 하고 있는데, 보통 문서를 작성할 때 10포인트나 12포인트를 사용하는 것에 견주어 너무 작다는 것이다.
또 유통기한 색깔을 배경색의 보색으로 표기하고, 포장지 앞면 위쪽에 일괄적으로 표시할 것도 제안했다.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게 ‘07. 10. 7 E’ 따위로 적는 유통기한을 ‘2006. 10. 18 제조, 유통기한 2007. 10. 17까지’로 명확하게 바꿔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안진걸 사회창안팀장은 “스틱 소시지 제품들이 상자에만 유통기한을 적고 개별 포장에는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불량식품으로 여기기까지 했는데, 롯데햄이 처음으로 ‘키스틱’ 개별 포장에 유통기한과 상표를 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며 “업체마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배려해 손쉽게 유통기한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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