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전·현의원 2명 추측…이재순 비서관 가족 출금
제이유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진모)는 29일 “이 사건에 일부 정치인이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이춘성 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수사와 관련해 관심을 둘만한 정치인이 있다”며 “본격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고, 다만 계좌 추적과 압수물 분석을 통해 범죄 혐의를 확인해볼 필요는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이 차장검사는 ‘이들 정치인들이 (주수도 제이유그룹 회장의 최측근인)한아무개(45)씨의 선물리스트에 올라있는 인물이냐’는 질문에는 “확인해주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ㄱ씨와 현직 의원 ㅂ씨가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ㄱ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내가 관여하는 검정고시 총동문회에, 검정고시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씨가 5~6년 전에 한번 나온 적이 있다는데, 이 때 내 얼굴을 보고 메모해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ㅂ의원도 “제이유그룹이나 주수도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다”며 “다만, 선물리스트가 작성됐다는 6년 전엔 내가 시민단체 활동을 하던 시절이어서, 한씨라는 사람을 공식 회의 석상에서 한두번 봤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제이유그룹과 10억원대의 돈 거래를 한 이재순(48)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가족들을 이날 출국금지했다. 또 로비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한씨와 강아무개(46)씨의 출국금지를 연장했다. 제이유그룹의 2인자로 알려진 한씨는 정아무개 총경, 경찰청 치안감,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의 누나 등과 돈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 비서관과 오피스텔을 거래한 강씨도 서해안 유전개발 사업을 추진하던 부장검사를 주 회장에게 소개시켜준 것으로 확인됐다.
제이유그룹의 자문위원으로 알려진 김강자(61) 전 종암경찰서장은 지난 2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장검사는 “김 전 서장이 먼저 자진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자신도 제이유그룹에 5억원 가량을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 차장검사는 또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의 누나가 2002년 한씨에게 5천만원을 투자했다가 6개월뒤에 되돌려 받은 돈은 5200만원이 아닌 58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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