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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AI’ 피해농가들 “정치인 방문 이제 그만”

등록 2006-12-11 20:38

약속 일방취소·겉치레 사진찍기 고통 호소
“정치인들이 피해농가를 왜 줄기차게 찾는 줄 모르겠습니다. 방문을 원하지도 않았는데 온다고 해놓고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하면 어떻게 합니까?”

전북 익산시 낭산면에서 양계농장을 운영하는 소삼(41)씨는 최근 정치를 더 혐오하게 됐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등 당직자들이 지난 10일 조류 인플루엔자로 피해를 입은 소씨 농장을 방문한다고 해놓고, 일방적으로 다른 농가를 찾았기 때문이다.

강 대표 일행의 이날 방역활동은 같은당 소속 김용갑 의원의 사회봉사명령을 놓고 빚어진 당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뤄진 행사의 하나다.

소씨 농장은 1차 발생농가(함열읍)의 반지름 10㎞안 경계지역에 있다. 소씨는 한나라당 전북도당에서 “도와줄 일이 없느냐”며 며칠전 연락이 왔기에, “방문을 원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계속 부탁을 하기에 방문을 허락하고, 주변 식당과 직접 예약도 했다고 밝혔다.

소씨는 1차 발생농가와 달리, 닭가공 전문업체인 ㈜하림 계열이 아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판로를 찾아야 하는 더 어려운 처지다. 위험지역(5㎞) 밖이어서 살처분 대상이 안 돼 보상을 못받는다. 그러나 이 지역 물량을 찾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그는 정치인이 방문했다면 이런 고통을 말하려고 했다.

한나라당 전북도당은 이에 대해 “피해농가 방문 일정을 잡는 과정에서 익산시에 대상농가 추천을 요구했으나, 농가들이 선호하지 않는 바람에 여러 농가를 수소문하다가 우연히 겹쳤다”며 “동선을 고려해 고속도로와 가까운 다른 농가를 선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11일 일부 신문에는 강 대표 등 당직자들이 하얀 방역복을 입고 봉사하는 모습이 실렸다. 소씨는 “정치인들이 피해농가를 방문해 사진찍고 가는 일과성 행사는 이제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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