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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4·19만 살리고 5·16은 눈감나

등록 2006-12-15 22:05수정 2006-12-15 23:52

4·19단체들,토론회서 눈앞이익만 챙기며 타협
4·19와 5·16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놓고 난투극을 벌인 일에 대해 화해했던 4·19민주혁명회와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이 15일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양쪽은 5·16 쿠데타에 대한 다른 의견에도 불구하고 4·19 혁명의 가치만을 강조해 뜨거운 역사적 쟁점을 회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4·19혁명기념관에서 열린 ‘4·19 혁명 역사관 재확립을 위한 학술 대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이대우 부산대 교수(윤리교육)는 “4·19 혁명을 단순한 학생운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4·19가 사회적 무질서를 초래했다는 5·16 쿠데타 세력의 역사관과 같은 것”이라며 “4·19는 혁명이지만 5·16은 어디까지나 쿠데타”라고 못박았다.

반면 교과서포럼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상인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4·19는 한국 민주주의에 자유주의를 가미한 역사적 사건”이었다며 “1980년대 후반 체제 변혁 세력의 거센 도전을 극복하게 한 궁극적인 힘은 4·19와 5·16에 원천이 있다”고 말했다. 4·19 혁명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5·16 군사쿠데타의 의미 역시 강조한 것이다.

양쪽의 의견은 이렇게 논란거리가 되기에 충분했지만, 서로 아무런 반론도 제기하지 않았다. 이런 모호하고 모순적인 태도에 대해 학자들은 4·19민주혁명회가 ‘4·19 살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5·16에 대해 지나치게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역사학과)는 “4·19와 5·16은 절대 함께 갈 수 없는 것”이라며 “일부 4·19 관련 단체가 역사적 대의에 눈을 감고 자신들의 기득권만을 챙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도 “4·19가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혁명이고 5·16이 민주주의를 말살한 군사반란이라는 사실은 어떤 궤변으로도 바꿀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라며 “4·19 관련 단체가 자신들의 역사적 위상을 확인받기 위해 5·16에 대한 몰가치한 역사 해석에 타협한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과서포럼은 4·19를 ‘학생운동’으로, 5·16을 ‘혁명’으로 성격을 바꾸는 보수적 시각의 역사교과서 시안을 내놓아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4·19 단체들은 지난달 30일 서울대에서 열린 공청회에 들이닥쳐 드잡이하며 행사를 무산시켰다. 양쪽은 이 사건 뒤 서로 비난의 칼날을 세우기도 했으나, 지난 14일 극적으로 화해하고 이날 토론회를 공동으로 열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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