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억원 받고 1710억 ‘사업자금 대출’
전 공단사업이사 등 구속 1천억원대의 공무원 연금을 민간 건설시행사에 ‘투자’ 명목으로 빌려준 뒤 수십억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고위 간부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국민수, 주임검사 전형근)는 건설시행사 3곳에 1710억원을 사업자금으로 대출해준 뒤 54억원의 사례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로 이아무개(59) 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사업이사와 박아무개(56) 복지시설건설단장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이 전 이사에게 뇌물을 건넨 ㄷ사 대표 신아무개(5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씨는 2002년 경기 고양시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던 ㄷ사에 950억원을 빌려주는 등 건설시행사 2곳에 1천억대의 공무원연금을 투자금으로 대출해준 대가로 5억1천만원을 받았고, 박씨는 지난해 제주 오라지구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하던 ㅈ사가 500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게 도와준 뒤 1억원을 챙긴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퇴직한 김아무개(44·구속기소) 전 과장은 이 과정에서 대출알선 브로커로 나서 ㅈ사에서 50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2년부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도입한 ‘프로젝트 파이낸싱’(민간 기업이 시행하는 각종 사업에 공동 사업주체로 참여해 투자하는 것) 방식으로 이뤄진 사업 5건 중 3건에서 ‘투자’를 매개로 뇌물이 오간 사실이 밝혀져, 공단 임직원의 비리가 만연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단의 수익성 판단이 주관적으로 이뤄지고 투자 시스템에 대한 감독이 다른 금융권에 비해 소홀하다 보니, 정상적인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업자들이 1조원대의 공무원연금을 로비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연금 운용·감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전 공단사업이사 등 구속 1천억원대의 공무원 연금을 민간 건설시행사에 ‘투자’ 명목으로 빌려준 뒤 수십억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고위 간부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 국민수, 주임검사 전형근)는 건설시행사 3곳에 1710억원을 사업자금으로 대출해준 뒤 54억원의 사례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로 이아무개(59) 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사업이사와 박아무개(56) 복지시설건설단장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이 전 이사에게 뇌물을 건넨 ㄷ사 대표 신아무개(5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씨는 2002년 경기 고양시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던 ㄷ사에 950억원을 빌려주는 등 건설시행사 2곳에 1천억대의 공무원연금을 투자금으로 대출해준 대가로 5억1천만원을 받았고, 박씨는 지난해 제주 오라지구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하던 ㅈ사가 500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게 도와준 뒤 1억원을 챙긴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또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퇴직한 김아무개(44·구속기소) 전 과장은 이 과정에서 대출알선 브로커로 나서 ㅈ사에서 50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02년부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도입한 ‘프로젝트 파이낸싱’(민간 기업이 시행하는 각종 사업에 공동 사업주체로 참여해 투자하는 것) 방식으로 이뤄진 사업 5건 중 3건에서 ‘투자’를 매개로 뇌물이 오간 사실이 밝혀져, 공단 임직원의 비리가 만연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단의 수익성 판단이 주관적으로 이뤄지고 투자 시스템에 대한 감독이 다른 금융권에 비해 소홀하다 보니, 정상적인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업자들이 1조원대의 공무원연금을 로비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연금 운용·감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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