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대상 37개 품목 새로 추가
비데·브로콜리·공기청정기…
건강·웰빙 관련 대거 등장
이동통화료·학원비 가중치↑
시디·필름·쌀통 등은 퇴출 앞으로 소비자물가 통계를 낼 때 대리운전비와 찜질방 요금, 비데 가격 등이 새로 포함된다. 대신 햄버거 스테이크와 밥상, 필름 등은 소비자물가 통계에서 ‘퇴출’된다. 국민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통계청은 올 12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때부터 조사 대상에 37 품목을 새로 집어넣고 22 품목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한우 쇠고기와 갈비를 쇠고기로 합치는 등 69 품목을 23 품목으로 통합하고, 냉장고는 일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로 나누는 등 네 품목을 여덟 품목으로 세분화한다. 이렇게 되면 조사 대상 품목이 현재 516 품목에서 489 품목으로 줄어든다.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도 ‘자격 기준’이 있다. 가구당 해당 품목의 월 평균 지출액이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액에서 1만분의 1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2005년 기준으로 185원이다. 통계청은 기준연도도 2000년에서 2005년으로 바꾸고, 가구 기준도 2인 이상 가구에서 1인 가구로 확대한다. 독신자가 늘어난 가족 구성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통계청은 국민들의 소비 패턴과 소비재 산업의 변화를 반영하고자 5년마다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품목을 변경해 왔다. 때문에 품목의 변화를 보면, 그 시대의 소비 흐름이 고스란히 읽힌다. 텔레비전 시대의 도래와 함께 1970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에 흑백 티브이가 등장했고, 80년엔 컬러 티브이와 세탁기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에어컨과 개인용 컴퓨터는 90년에 처음 들어왔고, 2000년엔 피시방과 골프장 이용료가 포함됐다. 이번에는 ‘건강’과 ‘웰빙’ 흐름을 주도하는 품목들이 대거 진입했다. 주부들로부터 ‘비타민의 제왕’으로 각광받는 브로콜리, 웬만한 가정이나 사무실에선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비데 등이 대표적이다. 공기청정기, 건강진단비, 키위 등도 마찬가지다. 동네마다 찜질방이 목욕탕을 대체하면서 찜질방 이용료가 포함됐고, 스키장 이용료와 공연예술 관람료, 애완동물 병원비도 추가됐다. 또 불과 1~2년 사이에 급성장한 대리운전비가 새로 포함됐다. 반면, 한때 고급 외식을 상징했던 햄버거 스테이크와 비프 커틀릿(비후까스)이 빠졌고, 엠피3(MP3)의 대중화에 따라 카세트 테이프와 콤팩트 디스크(CD) 음반도 물가지수에서 사라지게 됐다. 인터넷 학습 콘텐츠에 밀린 학습용 오디오 교재, 탁상시계, 쌀통 등도 이젠 ‘추억의 품목’으로 남게 됐다.
품목별 가중치(총액을 1000으로 하고 개별 품목이 차지하는 구성비) 변화도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휴대전화 가입자 4천만명 시대에 걸맞게 이동전화 통화료는 가중치가 10년 전 2.2에서 33.8로 증가해 전체 품목 중 2위를 차지했다. 사교육 열풍에 힘입어 입시 학원비는 1985년 4.2에서 31.4로 급상승했다. 반면 1965년 195.5였던 쌀은 14로 급락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건강·웰빙 관련 대거 등장
이동통화료·학원비 가중치↑
시디·필름·쌀통 등은 퇴출 앞으로 소비자물가 통계를 낼 때 대리운전비와 찜질방 요금, 비데 가격 등이 새로 포함된다. 대신 햄버거 스테이크와 밥상, 필름 등은 소비자물가 통계에서 ‘퇴출’된다. 국민들의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통계청은 올 12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때부터 조사 대상에 37 품목을 새로 집어넣고 22 품목을 제외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한우 쇠고기와 갈비를 쇠고기로 합치는 등 69 품목을 23 품목으로 통합하고, 냉장고는 일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로 나누는 등 네 품목을 여덟 품목으로 세분화한다. 이렇게 되면 조사 대상 품목이 현재 516 품목에서 489 품목으로 줄어든다.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도 ‘자격 기준’이 있다. 가구당 해당 품목의 월 평균 지출액이 가구당 월 평균 소비지출액에서 1만분의 1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2005년 기준으로 185원이다. 통계청은 기준연도도 2000년에서 2005년으로 바꾸고, 가구 기준도 2인 이상 가구에서 1인 가구로 확대한다. 독신자가 늘어난 가족 구성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통계청은 국민들의 소비 패턴과 소비재 산업의 변화를 반영하고자 5년마다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품목을 변경해 왔다. 때문에 품목의 변화를 보면, 그 시대의 소비 흐름이 고스란히 읽힌다. 텔레비전 시대의 도래와 함께 1970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에 흑백 티브이가 등장했고, 80년엔 컬러 티브이와 세탁기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에어컨과 개인용 컴퓨터는 90년에 처음 들어왔고, 2000년엔 피시방과 골프장 이용료가 포함됐다. 이번에는 ‘건강’과 ‘웰빙’ 흐름을 주도하는 품목들이 대거 진입했다. 주부들로부터 ‘비타민의 제왕’으로 각광받는 브로콜리, 웬만한 가정이나 사무실에선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비데 등이 대표적이다. 공기청정기, 건강진단비, 키위 등도 마찬가지다. 동네마다 찜질방이 목욕탕을 대체하면서 찜질방 이용료가 포함됐고, 스키장 이용료와 공연예술 관람료, 애완동물 병원비도 추가됐다. 또 불과 1~2년 사이에 급성장한 대리운전비가 새로 포함됐다. 반면, 한때 고급 외식을 상징했던 햄버거 스테이크와 비프 커틀릿(비후까스)이 빠졌고, 엠피3(MP3)의 대중화에 따라 카세트 테이프와 콤팩트 디스크(CD) 음반도 물가지수에서 사라지게 됐다. 인터넷 학습 콘텐츠에 밀린 학습용 오디오 교재, 탁상시계, 쌀통 등도 이젠 ‘추억의 품목’으로 남게 됐다.
품목별 가중치(총액을 1000으로 하고 개별 품목이 차지하는 구성비) 변화도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휴대전화 가입자 4천만명 시대에 걸맞게 이동전화 통화료는 가중치가 10년 전 2.2에서 33.8로 증가해 전체 품목 중 2위를 차지했다. 사교육 열풍에 힘입어 입시 학원비는 1985년 4.2에서 31.4로 급상승했다. 반면 1965년 195.5였던 쌀은 14로 급락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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