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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거리에 ‘캐럴’이 왜 사라졌을까

등록 2006-12-21 20:00

불경기 탓 음악 소리 사라져
MP3에 밀려 ‘음반노점상’ 퇴장
캐럴 음반 발매도 큰폭 감소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밤거리는 유난히 고요하다. 서울 명동에서도, 신촌에서도, 강남역에서도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기가 쉽지 않다.

이런 ‘고요한 밤’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오랫동안 계속된 불경기가 꼽힌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앞에서 7년째 떡볶이 장사를 하는 이숙현(46)씨는 “이맘때면 거리에 캐럴도 울리고 사람들도 북적거려야 하는데 경기가 너무 어려워서인지 11시만 되면 거리가 한산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이재용(30)씨는 “매상이 오르지 않으니 크리스마스 장식 등에 투자를 안 하게 되고, 장식이 없으니 캐럴을 트는 것도 어색하다”고 말했다.

엠피3이 콤팩트디스크를 대체하는 현상도 조용한 크리스마스에 한몫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불법 캐럴 음반을 팔던 노점상들이 모두 사라졌다. 서울서부지역노점상연합회 이경민 사무처장은 “시디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줄면서 거리에서 불법 음반을 팔던 노점상들이 쥐포나 군밤장수 등으로 업종을 바꿨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신은향 사무관도 “특별히 불법음반 단속이 강화되지는 않았지만, 음악 소비형태가 엠피3으로 바뀌면서 노점상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캐럴 음반 발매도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해만 해도 40여장의 캐럴 음반이 새로 나왔지만, 올해는 팝페라 가수 임형주, 빅마마 등이 내놓은 15장에 불과하다. 유니버설뮤직 오승영 차장은 “소비자들이 앨범을 사는 대신 한 곡씩 다운로드를 받는데다, 캐럴 앨범은 11월 말부터 한 달 사이에 모두 팔아야 하기 때문에 가수들이 섣불리 캐럴 음반을 내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지털 음악기업 블루코드의 최윤선 홍보팀장은 “가수들이 흥행이 불확실한 캐럴 음반을 내기보다는 크리스마스에 대형 콘서트나 디너쇼를 여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에는 전국 40여곳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와 디너쇼가 열릴 예정이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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