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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사 진전없어 답답…제발 살아만 있기를

등록 2006-12-26 20:06

이은영양 / 박동은 양 / 김미자 씨
이은영양 / 박동은 양 / 김미자 씨
한해 저물어 가는데…잊혀가는 실종자들

양산 두 여학생 220일째 감감…“단순 가출이라니” 부모 억장
김해선 용의자 잡고도 증거 못찾아…경찰 “적극 제보 기대”

지난 5월13일 오후 1시께 경남 양산시 웅상읍 소주리 한 마을에 사는 이은영(13·웅상여중 2년)양과 박동은(11·백동초 5년)양이 함께 “놀러갔다 오겠다”며 외출한 뒤 220일이 넘도록 실종상태여서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은영양 아버지 이태형(45)씨는 26일 “경찰도 손을 놓고 있는 것 같다”며 “은영이 손도 잡아 보고 목소리도 듣고 싶지만 생사조차 알 수 없어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동은양 어머니 정현숙(42)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보고싶어 미칠 지경”이라며 “경찰에서는 수사를 하기는 하는지 연락 끊긴 지 오래”라고 말했다. 사건 담당 양산경찰서도 최근에는 실종아동찾기본부 규모를 축소해 현재 특별수사팀 전담반 4명이 담당하고 있지만 별 진전은 없는 상태다. 발생 초기 실종 여학생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왔지만 지금은 제보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6월10일 실종된 김해시 삼계동에 사는 보험설계사 김미자(47·여)씨 가족도 최근 유력한 용의자가 잡히긴 했으나 양산 실종 여학생 부모처럼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김씨 남편 조효순(49)씨는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증거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내가 살아 있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아들과 매일 전화를 했던 아내가 실종 이후 지금까지 연락조차 없다”며 “생계를 책임져온 아내가 없어 가정생활은 엉망이고 고등학생인 막내는 대학 진학도 포기해야 할 형편”이라고 했다.

김해경찰서는 김씨 실종사건 유력한 용의자(44)를 사건 발생 6개월여 만에 붙잡았지만 김씨 실종과 직접 연관됐다는 결정적 증거는 찾지 못한 채 지난 19일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경남경찰청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범죄와 연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사건은 모두 8건에 10명에 이른다”며 “양산 여학생과 김해 보험설계사 실종사건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범죄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올해 가출자 2421명 가운데 665명이 귀가하지 않고 있어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실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양산 여학생 실종사건은 발생 초기 경찰이 단순가출로 판단해 초동수사 미흡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실종 여학생 박양 어머니는 “경찰은 지금도 사람이 없어지면 가출이라고 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숨통이 막힌다”며 “시간이 갈수록 실종사건은 잊혀지고 가족의 일로만 남아 가정파괴까지 이어지는데도 국가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종사건의 범죄 연관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그러나 실종사건 발생 때 대대적인 수색과 전단지 살포, 탐문수사 등 최선을 다해왔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실종사건은 국민 제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원/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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