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이 카페 꾸려 직접 나서…경찰, 뒤늦게 수사 착수
인터넷 직거래 장터에서 젊은 여성 소비자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20대 여성에 대해 피해자들이 ‘인터넷 공개 수배’에 나서자 경찰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2일 인터넷 포탈 ‘다음’엔 ‘벼룩사기 김○○ 넌 꼭 잡는다’라는 카페가 만들어져 100여건 가까이 피해 사례가 올라와 있다. 피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아무개(24)씨는 다른 사람 이름의 가짜 통장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2004년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직거래 장터에서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 김씨는 직거래 장터에서 자신의 가짜 이름과 주소를 내세워 상대방을 안심시킨 뒤 “필요 없게 된 상품권, 명품 지갑, 가방 등을 싼 값에 팔겠다”고 속인 뒤 수십만~수백만원씩을 챙기고 연락을 끊는 수법을 사용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9월께 피해자들은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활동을 벌이면서 김씨를 잡기 위해 나섰고 서울 중랑경찰서 등에 김씨를 고소했다.
카페 운영자 조아무개씨는 “피해자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어 공동 대응이 쉽지 않은데다, 경찰이 ‘김씨가 가출해 행적이 묘연하다는 반응을 보여 수사가 별 진전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9월께 김씨의 고소장이 접수된 중랑서도 김씨를 잡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
‘인터넷 수배’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김씨에 대해 전국적으로 13건의 지명수배가 내려진 사실을 파악하고 전담반을 편성해 수사에 나섰다. 서울청 임학철 사이버수사실장은 “피해자들은 1000여명이 당했고, 사기액수도 1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 수 없다”며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피해 사례들과 기존에 고소된 내용들을 파악해 수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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