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회 금감원 부원장 사무실서 긴급 체포

서울서부지검 “솔로몬저축은행 인수 압력 혐의”

김중회(58)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김흥주(58·구속) 삼주산업(옛 그레이스백화점) 회장의 정계·관계 로비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서울서부지검은 5일 김 부원장과 금감원 전 간부 신아무개(55)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씨가 2001년 골드상호신용금고(현 솔로몬상호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곧 이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2001년 당시 금감원 비은행검사 1국장으로 상호신용금고 감독 업무를 맡았던 김 부원장은 김씨에게 골드상호신용금고의 당시 사주 유아무개씨를 소개시켜 금고 인수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언론은 김 부원장이 삼주산업 계열사인 삼주창업투자 사무실에서 김씨로부터 현금 3천만원이 든 봉투를 대가로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부원장은 “이근영 금감원장의 지시로 (김씨를) 단순히 소개시켜줬을 뿐이고, 김씨로부터 한 푼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김씨는 골드상호신용금고의 예금으로 인수 계약금과 중도금을 치르려다 노조 반발에 부닥쳐 인수에 실패했다.

신씨는 금감원 광주지원장으로 재직하던 2002년 김씨가 가져온 9억원짜리 어음에 배서를 해 주고, 김씨가 이 어음을 전북 지역의 ㅈ상호신용금고에서 할인받을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어음에 배서를 한 신씨는 이 어음이 부도가 나 변제를 요구받자 채권자에게 또다른 상호신용금고에서 20억원을 대출받도록 알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신씨는 김씨가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를 추진하던 2001년 김씨로부터 1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2004년 대검찰청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신씨는 당시 검찰에서 “단순히 돈을 빌렸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신씨의 해명에 석연찮은 부분이 많았지만 돈을 건넨 김씨가 미국으로 도피해 기소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 사건으로 금감원을 퇴직한 뒤 ㅎ캐피탈 감사로 일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최근 검찰에서 자신의 로비활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진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김 부원장에게 상호신용금고 소개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 이근영 전 금감원장 등 금감원 수뇌부와 정·관계 고위층 인사들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이순혁 유신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