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주(58·구속) 삼주산업(옛 그레이스백화점)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8일 이근영 전 금융감독원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승구 서울서부지검장은 이날 “(김흥주씨에게 골드상호신용금고 사주 유아무개씨를 소개해준 이유에 대해)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위에서 지시했다’고 하는데, 정말 지시를 했는지 또는 단순히 이야기를 했을 뿐인지 확인해봐야 한다”며 “당시 금감원장이었던 이씨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론에서 제기한 다른 의혹들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금감원장을 불러 2001년 김씨가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를 시도하던 때에 김 부원장에게 김씨를 만나보라고 말한 경위와 함께 김씨한테서 로비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씨가 2001년 경기도 지역의 한 상호신용금고에서 59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 감사원 간부 김아무개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 간부 김씨가 모임에 함께한 것은 맞지만, 단순히 모임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조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도 이날 감사원 공보관을 통해 “대출 과정에 개입한 바 없다. 공직자로서 한점 부끄러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 부원장과 신상식 전 금감원 광주지원장은 각각 김씨한테서 2억3천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와 김씨에게 대출을 알선해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금융 알선)로 이날 구속됐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실질심사에 앞서 김 부원장은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그의 변호인은 실질심사를 마친 뒤 “혐의사실 모두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 직원들은 이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직원 6~7명은 법정 앞에서 “부원장님 힘내세요. 저희는 부원장님을 믿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순혁 유신재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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