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1일 김흥주 전 삼주산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난 1999년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사무실 보증금과 임대료를 김씨에게 대납시킨 혐의를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부지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김흥주(58·구속) 전 삼주산업(옛 그레이스백화점)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11일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소환 조사했다.
한 전 실장은 지난 1999년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사무실 보증금과 임대료를 김씨에게 대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1시50분께 지지자들과 함께 검찰청사에 출두한 한 전 실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차분한 표정으로 “(의혹은) 상관없다. 검찰에서 가감없이 대답할 것이다. 오해가 있었다”고 말한 뒤 검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한 전 실장이 사무실 비용 대납을 요청한 경위와 함께 대납을 조건으로 특혜를 제공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10일 사무실 비용 대납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현재 의정부교도소에 수감중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찾아가 방문 조사를 벌였다. 김정기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는 “권 전 고문에게 사무실 부분을 확인했는데, ‘동교동계 동생들이 차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는 정도의 답변을 했다”며 “(권 전 고문은)김흥주씨는 개인적으로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가성 확인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 중이고, 확인되는 내용은 있으면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김중회(58·구속)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2001년 골드상호신용금고가 부실 금고가 아닌 사실을 알고 김씨에게 인수를 주선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김 부원장은 정상적인 금고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며, 당시 골드상호신용금고는 금감원 기준에서도 부실 금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소개를 주선한 것 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부당한 지시 등이 있었는지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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