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북한을 탈출한 ‘납북 어부’ 최욱일씨가 1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부인 양정자씨의 손을 꼭 잡고 포옹하고 있다. 최씨는 32년 전인 1975년 8월 동해에서 배를 타고 고기를 잡다가 납북됐다. 인천공항/연합뉴스
북한을 탈출한 납북 어부 최욱일(67)씨가 16일 31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최씨는 이날 오후 중국 선양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고령의 최씨는 건강 상태를 점검 받은 뒤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말 북한을 탈출한 뒤 지난 5일부터 선양 한국총영사관 구내 숙소에 머물러온 최씨는 중국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한국과 중국 정부간 귀환 교섭절차가 마무리되기를 기다려 왔다. 한국 공관이 신병을 보호한 지 12일 만에 한국행 절차가 마무린 것은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 신속한 해결이다.
조중표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이날 “정부는 중국쪽에 최씨는 우리 국민이며, 일반 탈북자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최대한 신속한 협조를 요청했다”며 “중국도 이 문제에 대한 우리쪽의 관심을 이해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오징어잡이 어선 천왕호 선원 출신으로 1975년 8월 동해에서 조업 중 북한 경비정에 나포돼 억류됐던 최씨는 31년 만인 지난해 12월25일 북중 접경지역을 거쳐 중국으로 탈북했다.
한편, 외교부는 최욱일씨가 도움을 요청하며 건 전화에 ‘어떻게 전화번호를 알았냐’고 응대해 물의를 빚은 선양총영사관의 관계자 2명에 징계 등의 조처를 취했으며, 총영사관에 기관 경고를 내렸다고 밝혔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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