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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판사, 피의사실 공표 언론관행에 쓴소리

등록 2007-01-16 20:54

“판결전 악질 죄인인양 알려져…명예상실 무죄 판결로도 치유안돼”
‘알선수재’ 김재록씨 집유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검찰 수사와 공소 제기 단계에서 피의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고, 그 결과 무거운 처벌이 당연한 악질 범죄인으로 낙인찍히는데, 그런 보도로 피고인과 가족들이 입을 수 있는 명예 상실, 고통, 치욕, 상처는 무죄 판결로도 치유될 수 없습니다.”

현직 판사가 수사 단계에서 피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는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문용선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회장의 알선수재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며, 이례적으로 언론의 검찰수사 보도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피고인이 자문계약을 맺고 의뢰인들에게 편의와 노무 제공 등을 자문하는 것은 회계법인이 하는 정당한 업무이지만, 일부는 경계를 넘어 법에서 금지한 ‘알선’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피고인이 회사 명의로 모든 계약을 맺고 비용도 정상 처리했으며 세금까지도 납부해 그간 언론에서 보도돼 온 ‘금융질서를 어지럽힌 거물 브로커’로 볼 증거는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문 부장판사는 또 “피고인은 경영자문과 기업구조조정 등 정상적인 기업 관련 활동을 하는 기업인일 뿐이고, 선진 금융기법에서 불법과 합법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는 등 범죄의 비난 가능성이 크지 않고 선처받을 사정도 있다”며 “판결 전에 피의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표되는 관행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좀더 성숙된 사회를 위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김씨가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에게 사무실을 제공한 혐의(뇌물)와 ㅅ산업과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도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기자들에게 “언론에서 보도를 신중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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