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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기존 책·인터넷 실린 내용인데…”

등록 2007-01-22 20:07수정 2007-01-22 21:55

전교조 교사 구속 타당한가
전교조 “일부신문 이적성 보도는 날조”
법원선 “중학생 교육하기엔 부적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일 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김맹규(48)·최화섭(43) 교사를 구속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과연 이적 표현물인가?=교사들이 지니고 있던 이른바 ‘북한 30문·30답’ 자료가 이적성이 짙다는 <조선일보>의 보도와 관련해 전교조는 “터무니없는 날조”라고 반박했다.

전교조는 “문제가 된 내용은 전체 문맥을 잘라버리고 특정 문장을 짜깁기해 선정적으로 보도한 것일 뿐”이라며 “경찰이 구속영장에 밝힌 내용도 ‘북한은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식의 인용 표현일 뿐”이라고 밝혔다. 가령 ‘북한은 왜 핵무기를 만들려고 하나요?’란 질문에 대해 ‘북한은…자위적인 핵억지력을 보유하는 것은 자신의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장을 발부한 김진동 서울중앙지법 판사도 “전교조 쪽의 주장처럼 ‘어떤 문제에 대해 북한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는 식으로 서술돼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김 판사는 “일방적으로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내용만 나열돼 있어, 대학생이 아니라 중학생들한테 그런 일방적 내용을 가르치는 건 (올바른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호창 변호사는 “교육을 받는 사람이 중학생이냐 대학생이냐에 따라 이적 표현물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엔 단순히 북한의 주장을 나열한 문건만 가지고도 이적 표현물로 간주한 것이 문제였던 만큼, 전체적인 글의 구성과 글을 올린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교조는 “검찰이 구속영장에서 이적 표현물로 지목한 글과 사진들은 이미 통일학연구소 누리집과 민주노동당 기관지인 <이론과 실천>, 2005년 출간된 책 <자주적 민주정부와 자주적 통일정부를 향하여> 등에 실려 있다”며 “인터넷과 서점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통일학연구소 누리집은 2000년 통일부에서 만든 ‘통일교육 기본지침서’에도 북한 및 통일 관련 웹사이트 가운데 하나로 실려 있다.

수사 과정에는 문제없나?=전교조는 경찰이 두 교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체포한 과정도 문제삼고 있다. 우선 두 교사 모두 지난 16일 경찰의 출두 요청을 받은 뒤 변호인과 상의해 22일 오후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는데도 경찰이 18일 일방적으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원칙적으로 세차례 출석요구서를 보낸 뒤 응하지 않으면 체포하지만 이번엔 수사를 끌지 않으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이 지난 1월12일 두 교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기 전 이미 두 교사와 부인의 전자우편과 비공개 회원제인 ‘전교조 서울통일위원회’ 인터넷 카페까지 검색해 그 내용을 모두 확보하고 있었던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월21일 이후 통신회사에 대해 여러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전자우편과 인터넷 카페 내용을 검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이런 압수수색을 하면 수사 대상자가 아닌 사람의 사생활까지 침해될 수밖에 없다”며 “영장 발부 요건 자체가 너무 느슨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겨냥 색깔론 잇따라=이밖에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교조 부산지부의 ‘통일학교’ 세미나 자료가 이적성이 있다는 혐의로 넉달째 조사를 벌여왔으나, 아직 기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채 빈 사무실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학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채 학생들을 몰래 조사해 물의를 빚었다.

또한 지난해 12월엔 전교조 전북지부 통일위원장이었던 김아무개 교사가 2005년 5월 학생들을 데리고 빨치산 추모행사에 참여해 공안당국이 내사중이라고 <조선일보> 등이 보도한 뒤 보수 매체들과 한나라당이 잇따라 가세해 전교조의 이적성을 문제삼았으나, 정작 검·경의 수사선상에는 오르지 않았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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