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입금해주던 상호저축은행 직원 달아나
지난 10여년 동안 서울 동평화시장과 청평화시장 등 동대문시장 일대 상인들을 대신해 날마다 돈을 입금해주던 ㅅ상호저축은행 계약직 영업사원 윤아무개(48)씨가 지난 19일 갑자기 연락을 끊은 채 사라졌다. 이후 상인들은 윤씨에게 맡긴 돈이 통장에서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됐다. 강용호 동평화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윤씨는 상인들 경조사도 일일이 챙기고 거래금액이 많은 가게에는 돈 세는 기계도 무료로 주는 등 상인들과 믿음이 두터웠다”며 “지난 금요일 이후 피해 상인을 수소문해 보니 30~40명에 이르고 피해액도 10억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윤씨는 상인들의 신뢰를 이용해 3천만원 약정의 정기예금 통장을 만들어준 뒤 실제로는 자유적립식 통장에 10만원만 입금시키거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도록 권유한 뒤 자신이 몰래 돈을 빼 쓰는 수법 등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도매상을 운영하는 문아무개(60·여)씨는 “우리 아들 장가를 보내려고 2004년부터 3억원짜리 청약부금을 넣었는데 몽땅 날리게 됐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시장 상인들은 통장은 물론 도장까지 윤씨에게 맡긴 경우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 금요일 윤씨를 출국금지 조처한 뒤 행방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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