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씨
조수진씨, 중 치어리더팀 이끌고 농구올스타전 참여
“일주일 동안 새벽 2시까지 연습했답니다.”
중국 프로농구 올스타팀의 치어리더를 이끌고 있는 한국인 조수진(33·사진 왼쪽)씨가 29일 한국을 찾았다. 조씨는 전날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전 1차전이 열린 중국 우시에서 치어리더 공연을 마친 뒤, 30일 2차전이 펼쳐지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국내팬들에게 화려한 율동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씨는 이번 대회에 대비해 자신의 치어리더 단원 70명 중 10명을 선발해 일주일간 맹훈련했다. 단원들은 고교 교사, 디자이너, 대학생 등 직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연습은 주로 밤에 시작해 새벽까지 이어졌다. 과로 탓에 링거를 맞고 훈련한 단원도 있었다. 특히 이번 공연단에는 3개월 전 합류한 한국인 2세 예단(23·사진 오른쪽)도 끼어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뒤 2년 전 중국 베이징에 정착해 에어로빅 강사로 활동 중이다.
조씨는 지난해 선보였던 한국의 태권도와 중국 무술, 농구 드리블 동작 등을 응용한 안무보다 더욱 화려하고 역동적인 춤을 준비했다. 28일 경기에서는 한국과 중국 두나라 국기를 이용한 안무와 영화 〈황비홍〉 음악에 맞춰 검무도 선보였다. 그는 “한국과 경기할 때 기분이 묘하다. 하지만 안무 지도에 정신이 팔려 농구경기는 신경쓰지 못한다”며 빙그레 웃었다.
조씨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중국 응원단을 이끌었던 치어리더 댄스팀 ‘수진지무’(守鎭之舞)의 리더로 유명해졌다. 그후 중국농구협회(CBA)의 요청으로 중국 프로농구팀 치어리더를 양성하는 일을 맡았다. 중국 유명 포털사이트에서는 그의 인터넷 사이트 ‘중국 제1의 치어리더’가 별도로 올라있을 정도다.
인천 토박이인 그는 1988 서울올림픽이 한창이던 가좌여중 2학년 때부터 에어로빅을 배웠고, 문일여고 졸업 뒤에는 에어로빅 강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1994년 만 스무살의 나이에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어를 배우며 에어로빅을 가르쳤다. “집안형편이 어려웠고, 부모가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는데, 평소 중국어가 배우고 싶어 중국으로 갔죠.”
조씨는 점차 안무 지도력을 인정받으면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베이징텔레비전(BTV) 에어로빅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했다. 베이징에 한때 에어로빅 열풍을 몰고 왔던 그는 현재 중국농구협회와 계약을 맺고 중국 16개 농구단에서 치어리더 공연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치어리더 공연과 에어로빅을 통해 한류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중국 응원단을 이끄는 게 꿈”이라며 활짝 웃엇다.
우시(중국)/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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