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순씨
70대 김봉순씨 입원중 병원서 ‘머리카락 공예품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병원 복도에서 자신이 만든 머리카락 공예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허리를 다쳐 울산시티병원 519호에 입원 중인 김봉순(72·왼쪽)씨는 1일부터 시티병원 복도에서 머리카락으로 만든 호랑이, 말, 새, 꽃 등 다양한 종류의 공예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작품 가운데는 김씨와 그의 어머니, 딸, 손녀 등 4대의 머리카락을 모아 만든 작품도 있다. 병원 로비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던 환자와 보호자들은 작품 재료가 머리카락이라는 말을 듣고는 놀라며 신기해하고 있다. 50년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형편이 어려운 가정을 돌보기 위해 1998년부터 머리카락 공예를 시작했다. 처음에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던 미용실 손님들 입을 통해 소문이 나면서 이제 동네에서 그는 본업인 미용사보다는 머리카락 공예가로 더 알려져 있다. 지금은 팬들까지 생겨 응원과 격려는 물론 머리카락을 소포로 보내와 작품을 주문하는 이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김씨 입원소식을 들은 조현오(오른쪽) 병원장의 적극적인 권유로 열렸다. 조 원장은 “머리카락은 잘려지면 버려지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공예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보니 신기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환자들에게는 이색 전시를 관람하게 하고 김씨에게는 조금이나마 경제적인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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