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 거두려면 비자발급과 연계 고려해야
국제결혼을 한 당사자와 가족은 물론 중개업자까지도 사전 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사전교육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언어·문화교육이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양국의 국제결혼 관련법과 문제발생 때 해결방안 등이다. 고현웅 국제이주기구 서울사무소장은 이 가운데 국제결혼 관련법, 상대자 출신국 문화, 문제발생 때 해결방안 등에 대한 기초적 정보는 ‘중개업체에 모집되기 이전단계’에 양당사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모집 이전단계 교육이 가능하려면 이를 사증발급과 연계시켜 의무화해야 한다고 앤드류 브루스 국제이주기구 베트남 사무소장은 말한다. 캐나다의 경우 사전교육을 비자발급 요건으로 삼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한 그는 “결혼이주여성의 사회통합이 한국사회의 중요한 문제임을 감안할 때 이를 의무화하는 것이 한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도 탈법적 결혼중개 방지 및 당사자 보호를 위해 국제결혼에 대한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대책의 하나로 내놓았다. 그러나 의무로 강제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맞선을 보러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 온 남성들 가운데 사전 교육을 받았다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일부 큰 결혼정보업체들은 각 나라 여성의 특징과 문화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제공하고 있다고 프놈펜에 맞선을 보러 온 한 남성이 설명했다.
여성에 대한 교육은 기본적으로 송출국 책임이지만, 현재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출국 전 사전교육을 의무화한 곳은 없다. 캄보디아에선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인식조차 없고 베트남쪽에선 여성동맹이 자신들이 중개한 여성들에 한해 교육을 하고 있지만 교육당사자들조차 내용이 부실하다고 인정한다. 여성동맹에서 이 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카오타이 홍반은 자체 신문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국제결혼에 관한 기사를 간헐적으로 게재하고 10개 성에 국제결혼센터를 설립해 여성들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호치민결혼지원센터의 부티바츠 투엣 센터장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한국의 결혼관계법이나 이민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실제로 잘 모른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국 총영사관에 관련 정보를 요청해도 모두 한글로 된 것이어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노이, 호치민/권태선 순회특파원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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