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고려대 총장
"취임직전 경영대 교수 3인 `논문 조사해 제보'" 위협
교수의회 "표절 입장 표명 없이 총장ㆍ재단에 보고서 전달"
조사위 보고서 "논문 8편 표절로 본다"
교수의회 "표절 입장 표명 없이 총장ㆍ재단에 보고서 전달"
조사위 보고서 "논문 8편 표절로 본다"
이필상 고려대 총장의 논문 표절 여부와 거취에 대한 최종 결정이 재단 이사회로 넘겨졌다. 그러나 이 총장이 “표절 문제와 관련해 일부 교수들에게 협박당했다”는 주장을 내놓아 파문이 번지고 있다.
고려대 교수의회는 2일 오후 교수 31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와 이 총장의 소명서에 대해 모든 판단을 보류한 채 이를 그대로 재단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배종대 교수의회 의장은 “조사보고서의 세부 내용에 대해 교수들 사이에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며 “교수의회의 역할을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수의회는 ‘봉합’을 시도했지만, 진상조사위와 이 총장 쪽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우선 조사보고서에는 이 총장의 논문 가운데 표절이 6편, 중복 게재가 2편인 것으로 판단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수 진상조사위원장(생명공학)은 “이 총장의 논문 가운데 4편은 제자의 석사논문을 거의 복제 수준으로 표절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오늘 회의에서 이 총장의 소명서를 봤지만 표절이라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총장은 소명서와 함께 참석 교수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총장 취임 전 일부 교수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고 이들이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지난해 12월 같은 대학 경영대 교수 세명으로부터 ‘언론에 표절 논문에 대해 제보할 테니 취임 전에 사퇴하고 머리를 다쳐 의식이 없는 것처럼 입원하라’는 말을 들었고 △이들을 도와준 다른 대학 후배 교수가 언론에서 자신을 비난한 내용이 이번 진상조사위 보고서에 그대로 포함됐으며 △이 교수와 학연·지연으로 연결된 교수가 조사위원으로 참여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교수의회는 다음주 재단 이사회에 조사보고서와 이 총장의 소명서를 함께 전달하고, 이날 회의록도 전체 교수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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