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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려대 교수사회 ‘두 동강’

등록 2007-02-05 20:46수정 2007-02-05 23:56

“이 총장 표절의혹 대처에 문제”
교수의회 의장 해임안 거론도
고려대 교수의회가 이필상 총장의 논문 표절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조차 못한 채 재단 이사회에 ‘공’을 넘긴 뒤, 정작 교수들은 두쪽으로 쪼개져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내부의 묵은 갈등이 이 참에 터져 나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먼저 교수의회의 중립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재원 교수(통계학) 등 고려대 교수의회 대의원 10여명은 5일 오후 “배종대 교수의회 의장이 이 총장의 논문 표절 논란 사태를 대처함에 있어 공정성과 객관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의장 해임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표절이 사실인 것처럼 몰아갔다는 불만이다. 그러나 하종호 교수의회 총무(철학)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도가 넘으면 공식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맞받았다.

교수 사회의 오랜 ‘파벌 싸움’이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경영대의 한 교직원은 “서울대 출신 교수들이 보직을 맡으면 고려대 출신 교수들이 학과 업무를 열심히 안 한다는 이야기는 학교 안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총장이 서울대 출신임을 일컫는 말이다.

이 총장과 가까운 이만우 경영대 교수도 “전임 총장과 학맥으로 연결된 이들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채 이번 사건을 통해 ‘기회’를 잡으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종호 교수는 “이번 문제는 일부 교수들이 ‘어떤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을 싫어해 벌어진 일이지, 고대와 비고대로 나뉜 교수들 사이의 파벌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장이 거짓말을 해 스스로 신뢰를 잃었다는 말도 나온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경영대의 한 교수는 “총장 선임 이전에 재단 이사회에서 이 총장에게 논문 표절 문제가 있는지 여러 차례 확인했는데, 당시 이 총장은 전혀 그런 문제가 없다고 말해 총장에 선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표절 의혹이 교내 구성원 사이 다툼으로 번지자 많은 교수와 재학생, 졸업생들은 ‘학교의 명예를 더이상 떨어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대 재단 이사회는 오는 9일 회의를 열어 이 총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아직 고려대에서 총장이 임기 도중에 해임된 전례가 없고 이 총장이 표절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총장 해임이라는 ‘극약 처방’은 내리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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