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유 검찰 ‘거짓진술 강요’ 녹취록 충격
주수도 회장 선고 앞 공개 또 다른 의문
주수도 회장 선고 앞 공개 또 다른 의문
<한국방송>이 5일 보도한 녹취록에 등장하는 백아무개 서울동부지검 검사의 발언은, 검찰이 이미 짜맞춰 놓은 ‘그림’에 따라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피의자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보도를 접한 검찰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수사검사는 이날 밤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검사가 그런 말을 왜 했는지 모르겠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검사도 “검사들끼리 ‘설마 검사가 그런 말을 했겠냐’ ‘할 말이 없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검찰 일부에선 이번 사건이 해당 검사의 개인적 성향 탓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녹취가 이뤄진 지난해 9월 말은, 주수도 회장을 비롯한 제이유그룹 관계자들의 비협조와 주요 혐의자에 대한 영장 기각 등으로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 처했던 시기다. 수사팀으로선 몇달째 주요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범죄 혐의를 찾아내지 못해 곤혹스런 상황이었다. 실제로 녹취록을 보면, 제이유그룹 납품업자로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과도 깊은 관계를 맺어온 강아무개씨의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을 두고, 백 검사는 ‘이런 식으로 진술해야 강씨를 구속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피의자 김아무개씨를 설득하고 있다.
수사팀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대형 비리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이 보이자 검사장과 차장검사가 직접 대검에 보고하는 등 무척 신경을 썼다”며 “이 때문에 수사팀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녹취록이 공개된 시점 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만들어진 지 4개월이 넘은 녹취록이 왜 하필 주수도 제이유 그룹 회장의 선고 공판을 앞둔 지금 공개됐냐는 것이다. 주 회장 등의 선고 공판은 애초 5일로 예정됐지만, 1주일 연기된 상태다.
다음은 <한국방송>(KBS)이 보도한 백아무개 검사와 피의자 김아무개씨의 신문조사 테이프 녹취록의 요약본이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