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가결로 한-일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행촌동 대신고등학교에서 독도 관련 특별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현장 ‘독도 특별수업’ 열린 서울 대신고교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그런데 왜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걸까요?” 17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 행촌동 대신고등학교 컴퓨터실에서 ‘독도 특별수업’이 열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조, 한국교원노조 등 교원 3단체가 힘을 합쳐 이날부터 ‘독도 관련 특별수업’을 시작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의 주장을 소개하고 학생들에게 감정적 대응이 아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수업의 목표다. 수업을 준비한 김영삼(38) 역사교사는 직접 작성한 ‘특별수업 지도안’을 2학년 1반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조선 숙종 때 일본으로 건너가 울릉도와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외교문서를 받아 왔던 안용복을 소개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틀었다. 그리고 김 교사는 일본의 주장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일본은 우선 15~16세기에 자신들이 독도를 더 많이 이용했다는 것을 영유권 주장의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17세기 이후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했으며, 그 증거로 죽도(다케시마·독도의 일본 이름)에 건너가는 도해면허 사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일본의 주장을 하나하나 들으면서 ‘그럴 리가…’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김 교사의 이야기가 이어지자 얼굴 표정이 차츰 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의 주장은 모두 논리적으로 반박이 가능합니다. 15세기에는 조선이 섬을 비우는 ‘공도정책’을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독도에 사람이 살지는 않았지만 감찰사는 계속해서 파견했습니다. 17세기에 안용복이 일본 오키도주와 대마도주에게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 영토로 확인시키고 외교문서도 받아 왔죠.” 김 교사는 파워포인트를 작동시켰다. 한·중·일과 러시아까지 표기된 거대한 지도가 프로젝터 화면에 떠올랐다. 그 화면에는 일본 해군 군함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손에 든 일본군의 사진이 합성돼 있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의 독도 분쟁뿐 아니라 러시아와 북방 4개섬, 중국과 센카쿠 열도(댜오위섬)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본이 급격하게 팽창주의로 기울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그 가운데 놓인 것이 ‘역사 교과서 왜곡’이고요.” 학생들은 일본을 비판하는 동시에, 따끔하게 대응하지 않는 어른들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수업을 듣던 홍정기(17)군은 “일본이 얼마나 우리를 우습게 봤으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하겠느냐”며 “따끔한 대응을 하지 않고 실리만 따지는 정치인들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장 궁금해했다. 김 교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어른들이 벌이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할 수도 있고, 독도 사랑 홈페이지에 글을 남길 수도 있죠.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일본이 왜 이런 주장들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대응을 통해 반일이 아니라 극일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교원단체들은 홈페이지에 특별수업 지도안을 올려놓고 회원들에게 특별수업에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어 전국 대부분의 학생들이 독도 관련 특별수업을 이달 말까지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그런데 왜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걸까요?” 17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 행촌동 대신고등학교 컴퓨터실에서 ‘독도 특별수업’이 열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조, 한국교원노조 등 교원 3단체가 힘을 합쳐 이날부터 ‘독도 관련 특별수업’을 시작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의 주장을 소개하고 학생들에게 감정적 대응이 아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수업의 목표다. 수업을 준비한 김영삼(38) 역사교사는 직접 작성한 ‘특별수업 지도안’을 2학년 1반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조선 숙종 때 일본으로 건너가 울릉도와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외교문서를 받아 왔던 안용복을 소개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틀었다. 그리고 김 교사는 일본의 주장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일본은 우선 15~16세기에 자신들이 독도를 더 많이 이용했다는 것을 영유권 주장의 중요한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17세기 이후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했으며, 그 증거로 죽도(다케시마·독도의 일본 이름)에 건너가는 도해면허 사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일본의 주장을 하나하나 들으면서 ‘그럴 리가…’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김 교사의 이야기가 이어지자 얼굴 표정이 차츰 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의 주장은 모두 논리적으로 반박이 가능합니다. 15세기에는 조선이 섬을 비우는 ‘공도정책’을 실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독도에 사람이 살지는 않았지만 감찰사는 계속해서 파견했습니다. 17세기에 안용복이 일본 오키도주와 대마도주에게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 영토로 확인시키고 외교문서도 받아 왔죠.” 김 교사는 파워포인트를 작동시켰다. 한·중·일과 러시아까지 표기된 거대한 지도가 프로젝터 화면에 떠올랐다. 그 화면에는 일본 해군 군함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손에 든 일본군의 사진이 합성돼 있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의 독도 분쟁뿐 아니라 러시아와 북방 4개섬, 중국과 센카쿠 열도(댜오위섬)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본이 급격하게 팽창주의로 기울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그 가운데 놓인 것이 ‘역사 교과서 왜곡’이고요.” 학생들은 일본을 비판하는 동시에, 따끔하게 대응하지 않는 어른들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수업을 듣던 홍정기(17)군은 “일본이 얼마나 우리를 우습게 봤으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하겠느냐”며 “따끔한 대응을 하지 않고 실리만 따지는 정치인들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장 궁금해했다. 김 교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어른들이 벌이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할 수도 있고, 독도 사랑 홈페이지에 글을 남길 수도 있죠.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일본이 왜 이런 주장들을 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대응을 통해 반일이 아니라 극일을 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교원단체들은 홈페이지에 특별수업 지도안을 올려놓고 회원들에게 특별수업에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어 전국 대부분의 학생들이 독도 관련 특별수업을 이달 말까지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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