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책임지고 사퇴하라”
표절 논란에 휩싸인 이필상 고려대 총장이 지난 9일 제안한 ‘재신임 투표’와 관련해 고려대 일부 단과대 교수들이 거부 뜻을 밝히면서 이 총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고려대 문과대와 정경대, 이과대 교수들은 12일 오후 교내에서 각각 회의를 연 뒤 “이 총장은 이번 논문 표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총장직에서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문제가 된 이 총장 논문은 명백한 연구부정행위인 표절이고 △연구윤리와 관련된 문제를 표결로 해결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으며 △학교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긴 이 총장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대와 생명과학대, 서창캠퍼스 등도 13일까지 표절 문제와 투표 참여 여부를 두고 단과대별 교수 회의와 서명작업을 벌일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또 고려대 교원윤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학교 쪽이 맡긴 재신임 투표 관리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학교 쪽은 13~14일 치러지는 재신임 투표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교수의회 의장단은 전체 교수들에게 “표절과 교수들의 신임 여부는 별개의 문제인데도 이 총장이 이를 교묘히 은폐하고 있다”며 “교수들이 신임투표에 참여할 경우 이 총장의 일탈적인 행동에 동조하는 셈이 돼 세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보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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