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대리점서 수수료 8억 챙겨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고객이 불필요한 보험료를 더 내는 등 피해를 입고 있는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22일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더 낸 보험료를 대신 돌려받게 해주는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받아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ㅇ보험대리점 운영자 인아무개(48)씨와 직원 신아무개(4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보험대리점마다 설치된 보험개발원 전산망을 이용해 14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가입자 정보를 빼내 보험료를 더 낸 내역을 파악한 뒤, 환급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해주는 대가로 가입자 3100여명에게서 모두 8억6천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환급받게 해준 보험료는 모두 37억3천여만원으로, 평균 20%의 수수료를 챙긴 셈이다.
이런 범죄가 가능했던 것은 보험계약자의 차량·차종 변경 등으로 환급해야 할 보험료가 있어도 가입자의 신청이 있어야만 환급을 해줬기 때문이다. 복잡한 규정 탓에 보험료를 더 낸 줄도 모르고 있던 가입자들은 이들의 ‘대리 환급’ 제의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경찰은 “애초 자동차보험을 계약할 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요소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미 낸 보험료의 경우 해당 보험사를 찾아 상담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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