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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제 ‘제암리 학살’ 은폐공작 드러나

등록 2007-02-28 19:50

당시 조선군사령관 우쓰노미야 일기 공개…아사히 보도
“사실대로 처리하면 학살·방화 자인하게 돼 제국의 입장은 더욱 불이익…
간부와 협의, 저항해서 살육한 것으로 결정…지휘장교는 30일 중근신 처벌”

1919년 3·1 운동 과정에서 일제가 주민들을 대량학살한 ‘제암리 사건’의 전개과정과 은폐공작을 적은 당시 일제 조선군사령관 우쓰노미야 다로(1861~1922) 대장의 일기가 공개됐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우쓰노미야는 일제가 제암리에서의 학살만행을 은폐하게 된 경위를 1919년 4월18~19일 일기에 자세히 기록했다. 제암리 사건은 1919년 4월15일 경기 화성시 향남면 제암·고주리에서 일제가 3·1 만세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주민 29명을 학살·방화한 사건이다. 그는 일기에서 “사실을 사실로 처리하면 보다 간단하지만 학살, 방화를 자인하게 돼 제국의 입장은 더욱 불이익”하기 때문에 “간부와 협의해서 저항해서 살육한 것으로 하고, 학살, 방화 등은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고 밤 12시에 회의를 끝냈다”고 적었다. 다음날 일기에서는 학살을 지휘한 일본군 중위에 대해 “진압 수단과 방법이 적당하지 않은 점이 있어 30일간 중근신을 내리기로 결심했다”고 적었다. 실제 이 장교는 30일간의 중근신 처벌을 받았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그는 또 일제 비판의 언론활동을 하고 있던 민족운동가를 여러차례 만나 의견교환을 하는 등 일제에 저항하는 조선인들과 적극 접촉해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운동이 한창이던 3월20일 일기에서 천도교에 대해 회유책을 제시하고 그해 5월1일 육군상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장래는 조선에 (일본의) 부현제나 ‘자치’을 부여해 ‘자치식민지’로 해야 할 것”을 진언하기도 했다.

화성시, 사건현장 성역화 사업

한편, 경기도 화성시는 제암·고주리 사건 현장을 2010년까지 70억여원을 들여 개신교와 천도교를 망라한 범종교적 성지로 성역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학계는 이를 계기로 제암리 사건 학살자 및 일본의 사건 조작 등에 대한 진상 규명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화성/홍용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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