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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혈세 지킴이’ 그대들 있으매…

등록 2007-03-05 19:08

‘고속도 옆 국도 확장’ 한 경찰관 신고로 1170억 낭비 막아
작년 1405억 예산 절감
최대 3900만원 포상금

2005년 12월 경기 앙평군에 사는 한 경찰관이 기획예산처 예산낭비신고센터 홈페이지에 예산 낭비 사례를 고발하는 글을 올렸다. 고발 내용은 이랬다. “여주~양평 국도 확장 공사가 계획돼 있는데, 양평입체교차로~대신입체교차로 구간으로 총길이가 15.7㎞입니다. 그런데 확장할 도로와 같은 구간에 2010년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할 예정이기 때문에 국도 확장 공사는 예산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신고를 접수한 기획처가 확인한 결과, 중부내륙고속도 건설 추진이 이미 확정된 뒤인 1998년 건설교통부가 국비로 도로 확장 사업을 계획했고, 사업 시행을 위해 2005년 예산에 용역비 등으로 15억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였다. 기획처가 사업 타당성을 문의하자 건교부는 “고속도로와 국도는 별도 기능을 하기 때문에 예산 낭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획처는 예산 낭비의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2월 처음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타당성을 재조사했다. 결론은 예산 낭비 소지가 있다는 것이었다. 기획처는 11월 양평입체교차로~불곡입체교차로 구간 6㎞만 4차선 확장 공사를 하고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중복되는 9.7㎞ 구간은 사업을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 이 조처로 총사업비는 애초 1771억원에서 3분의 1수준인 600억원으로 줄었다. 1171억원의 예산을 절약한 것이다.

강준모 기획처 예산낭비대응팀 사무관은 “타당성 재조사에서 구체적인 교통량을 예측해 건교부를 설득했다”며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신고가 들어온 덕분에 예산을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획처는 여주~양평 국도 확장 공사처럼 지난해 예산 낭비 신고(8건)와 언론 보도(1건), 자체 발굴(1건) 등을 통해 절감한 예산이 모두 1405억2천만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예산 절감액은 여주~양평 국도 확장 공사 사례가 가장 많았다. 2위는 통행량이 적은 강화도 초지대교~온수리 지방도로의 입체교차로 신설에 대해 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해 99억400만원의 비용을 줄인 사례다. 3위는 대한주택공사 등이 도로공사를 할 때 깨뜨리는 콘크리트와 아스콘포장의 수량을 과다 적용한 것을 적발해 54억3400만원을 절약한 경우다.

이 밖에 △각 부처가 보유하는 대한민국 법령집 축소 및 폐지로 16억원 절감 △연구비 집행 때 연구비 카드 사용을 의무화해 카드 사용에 따른 캐쉬백 35억원 국고 환수 △우정사업본부의 소모성 물품 일괄구매로 78억원 절약 등이 있다.

기획처는 신고를 통해 예산이 절감된 경우 신고자에게 최대 3900만원 한도에서 절감한 사업비의 10%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예산 절감으로 연결되지 못했더라도 상품권 등 사은품을 준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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