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우리도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등록 2007-03-18 21:14

의식불명 아이 부모 찾아준 학부모들 ‘8시간 수색전’
“아들이 돌아오지 않으니 엄마가 얼마나 애타겠어요? 이 아이의 부모를 찾아주세요, 제발.”

신원을 알 수 없는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자, 다른 학부모들이 밤샘을 마다 않고 부모 찾기에 나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5시30분께 서울 강북구 미아4동사무소 앞에서 왕아무개(12·ㅅ초등학교 6년)군이 자전거를 타다 시내버스에 치여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에서는 왕군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ㄷ병원 진료카드를 바탕으로 연락처를 알아내 한 시간 뒤 이아무개(48)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정작 이씨의 아들 최아무개(11)군은 집에서 자고 있었다. 이씨는 자기 아들이 아니란 걸 알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온 이씨는 다른 어머니 4명과 함께 왕군의 부모를 찾기 시작했다. 사고 장소와 가장 가까운 ㅅ초등학교 학부모회의 학년 대표와 반 대표 어머니 등을 통해 거의 모든 학부모에게 연락을 취한 것이다. 병상에 누운 왕군의 사진을 휴대전화로 찍어 보내고 근처 학원 강사들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연락을 받고 병원에 모인 학부모 10여명은 평소 잘 알던 ㅅ초등학교 김아무개 교사까지 불렀다. 지방에 내려갔던 김 교사는 급히 달려와 다음날 새벽 1시 무렵 경찰과 함께 학교로 가서 학교생활기록부를 일일이 뒤졌다. 새벽 2시께 왕군과 비슷한 학생 5명을 추려내는 데 성공했을 무렵,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왕군이 잠시 의식을 차려 집 전화번호를 얘기했다는 것이다. 새벽 2시20분께 병원에 도착한 왕군의 부모는 “아이가 친구 집에서 놀다가 거기서 자고 오는 줄 알았다”며 황망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8시간 가까이 ‘수색전’을 벌였던 학부모들은 “인천 연수동 유괴사건처럼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왕군과 같은 또래 아이를 키우는 부모 처지에서 남의 일 같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진식 기자, 이완 수습기자 seek1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