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욱씨
기자·삼성 이사·고위공무원 거쳐 선교사된 이춘욱씨
“25년 성장·25년 가족 부양·25년 봉사가 평소 소신”
“25년 성장·25년 가족 부양·25년 봉사가 평소 소신”
언론사 기자에서 대기업 이사 등을 거쳐 이제는 가톨릭 평신도 선교사로 봉사의 길로 나선 이춘욱(55·사진) 전 경기도청 공보관은 “지나온 삶이 진리를 찾아서 떠난 순례의 여정과도 같았다”고 했다.
1977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문화부와 경제부 기자를 거친 뒤 1980년 신군부의 등장과 함께 해직의 아픔을 거쳤던 그는 삼성전자에 입사해 홍보이사까지 올랐으나 구제금융사태와 함께 옷을 벗었다. 이후 1998년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임창열씨를 만나 언론특보로 선거를 도왔고 임씨가 당선되자 경기도 공보관을 거쳐 2001년 7월에는 경기개발연구원 사무처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그만두었다. 그 만큼 파란만장한 삶이었다.
그러던 그가 최근 경기 수원시 이목동에 있는 정신지체 장애아 보호시설인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에서 봉사의 길로 나섰다. 50여명의 정신지체 장애인을 보호하는 이곳에서 그의 직함은 사회복지법인의 대외협력이사. 공직을 그만두고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 2년간 신학공부를 마친 뒤 교리교사자격증을 얻은 그는 최근 3년간 제주도의 가톨릭 한 공소에서 선교사 생활을 해오다 수원 장애인보호시설로 옮겨왔다.
그는 “직함은 이사지만 실제 하는 일은 장애인들을 보듬고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고 말했다. 삶을 순례로 비유했던 그는 “이제 순례의 마지막 종착점에 온 듯 하다”고 했다. 부모 밑에서 25년간 성장하고, 25년은 가족을 꾸려서 살고, 나머지 25년은 사회봉사를 하는 ‘25·25·25원칙’에 충실하려는 소신을 따랐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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