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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정몽구 항소심 ‘이상한’ 재판진행

등록 2007-03-27 20:32

 “1심에서 징역 6년이 구형돼 3년이 선고된 것으로 안다. 구형량의 절반이 선고되면 보통 항소를 안하는데, 검찰이 항소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의 비중은 얼마나 되나? 또, 현대자동차에서 준비중인 해외 투자계획이 있나? 있다면 어느 나라인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부가 기소된 범죄 사실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안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27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이재홍)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재판부는 정 회장에게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 해외에 지을 예정이거나 짓는 중인 공장은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정 회장은 “매출이 60조원 가량이며 연 425만대 가량을 생산한다. 세계 6위 규모다. 다음달 25일께 슬로바키아에서 현지 공장 기공식을 열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화답하듯 지난달까지 서울고법 부장판사(차관급)로 재직하다 법복을 벗은 석호철 변호사 등 정 회장의 변호인단들도 “현대차 그룹이 세계적인 메이저 업체로 성장하느냐 여부가 앞으로 몇 년 사이로 갈리게 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정 회장의 경영능력이 필수적”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또 △현재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현대차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경영상 종업원들에게 줄 떡값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은지 △당시 부실상태였던 현대강관 현대우주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을 경우 현대차 그룹에 어떤 경영상의 어떤 위기가 왔을지 등을 변호인단에게 물었다.

재판부는 또 검찰의 항소이유 낭독 직후에 “1심에서 구형량의 절반이 선고되면 항소를 안하는데, 이번엔 항소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지 않나?”라고 묻고,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언제부터 어느 정도의 처벌이 이뤄져왔는지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반해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지난해 현대차 그룹이 1조원 규모의 사회환원 계획을 발표한 뒤 “사회환원과 재판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기소된 범죄 사실에 대해서만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정 회장은 긴장한 탓인지 재판장의 질문을 잘 못알아듣거나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정 회장은 “이 법정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약간 주저하다가 “제가 진술한 것은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재판장이 “진술거부권을 잘 이해못하시나 보네요”라고 말하자, 변호인이 대신 일어나 “진술하겠다는 뜻입니다”라고 답했다.

정 회장은 또 “1심 재판 받을때의 마음과 2심 받을 때의 마음이 어떻게 다르냐”는 재판장의 질문에도 “잘못을 시인하며, 부끄럽고 자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장이 “1심과 2심을 맞는 심경 차이를 묻는 건데, 그에 대한 답변은 없는 것 같군요. 말하기 싫으면 안해도 돼요”라고 말하자 정 회장은 “제가 법을 잘 모르니까요”라고 답했다.

정 회장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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